우리 마음에 벤치가 있다면 우리의 풍경은 환할 것이다

브랜드 기획자의 노트_친애하는 시인을 만나고

by 해나책장


명랑함, 희망, 사랑, 열정 같은 것을 잃고
버스를 타고 달린 시인의 시가 있다.
미망 BUS라는 시를 읽으며
"나의 남편같던 것들을 다 잃고
나는 미망인이었으나 명랑함도 희망도 열정도 잃지 않았다.
그건 남편의 것이 아닌 내 것이었으니까."
라는 일기를 썼던 날이 있었다. (오해할까봐 하는 말인데 나는 결혼한 적이 없다)

페르디낭 슈발이 자갈과 조개껍데기로 성을 쌓은 것처럼 내 의지와 내 영혼으로 쌓아온 시절이었기에
믿으며 쌓아온 것들 (일과 사랑)이 순차적으로 허물어진 시절에 내 영혼은 망가지지 않았었다.

그래서 시인의 산문집 첫 꼭지 영혼의 문제를 읽으며 밑줄을 깊게 그었었다.

좋아하는 시집 슬픔이 없는 십오 초를 읽으면 깊이 느껴지는 정서는 불안정함과 방황과 슬픔이다.
오늘 시인은 자신에게 글쓰기는 미로에서 벽을 만나며 계속 비틀고 걸어가는 거라고 했고 나는 속으로 '그래서 좋아했어요' 했다.
그런 정서와 불안정한 사색들 속에서
시인이 바라본 곳과 서 있던 것들을 존중하고 신뢰했으니까.

시집을 읽을 때 식후에 이별하다를 읽으면 마음이 찢어지는 슬픔이 있는데
새 산문집에서 이 시의 구절은 새로운 결과 온도를 입는다.
그 쪽의 풍경은 환합니까? 질문한다.

불안정하고 더디 가도
우리 마음에 벤치가 있으면 우리는 계속 걸어갈 수 있다.

미망인 같은 마음이 될 때도
고아처럼 처연할 때도
우리의 영혼의 걸음은 우리 스스로 본연의 걸음을 걸어가야 한다.
그러면 우리의 성은 허물어지지 않는다.

오늘 너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산문집에 리버사이드 파크 에피소드와 페르디낭 슈발이 쌓은 조개성 이야기를 가장 좋아합니다.




친애하는 심보선 시인의 북토크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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