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쪽의 풍경은 환한가 북리뷰 제작을 마치며
해나책장 브랜드 기획자의 노트
마음에 슬픔이 가득 차 트라우마가 되었을 때
한 동안 몸 밖으로 세어 나오는 슬픔의 증상은 구토였습니다.
살면서 구토를 잘 경험하지 않았기에 힘에 부쳤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아픈 구석에서 일상이 파괴되는 장면들을 만날 때
저의 트라우마도 구토마저도 작아져 부끄러웠습니다.
나의 세계가 무너진 것 같은 날에도
내 슬픔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아픈 세상을 향해 안부를 건네며 살아가자고
미약한 다짐을 미약한 제가 했던 날이 있었습니다.
비틀스의 헤이 주드라는 노래 중 "헤이 주드"에 "시민들이여"라는
단어로 대체해 의역한 시를 노래하던 시인의 안부를 들은 날이 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시인이 서 있던 가장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안정적이고 맑은 시를 좋아하던 저였지만
시인의 시를 읽으면 왠지 그 슬픔 속에 머물러 있어줘야 할 것 같았습니다.
자기의 슬픔이 깊어도 그 슬픔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언제나 더 아픈 세상, 그들의 파괴된 일상을 바라보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시인이 허물어지지 않도록 함께 동행하고 싶었던 마음입니다.
시보다 많은 말을 하는 산문집을 읽으며
제가 알던 시인과 제가 몰랐던 시인을 많이 만났습니다.
조금 더 가까이 시인을 느낀 시간이기도 합니다.
문득문득 제 슬픔에 갇혀 그늘이 질 때에
헤이 주드를 읇조리던 시인이 있던 그날의 그 풍경을 향해 안부를 건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