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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나책장 Jun 19. 2020

하지 않는 일 목록 만들기부터

feat. 좋아서, 혼자서 (윤동희)_북노마드


나는 지금 1인 기업가 인턴 2년 차다.
인턴인 이유는 온전히 홀로서기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고 소속된 직장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 사업체와 직장을 병행하며 온전한 1인 기업가로 자리 잡아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1인 기업가에게 꼭 필요한 관리, 정리하자면 많겠지만 나는 세 가지를 우선적으로 리스트업 해본다.
시간관리, 마음관리, 프로젝트 관리이다.
1인 기업을 하면서 알았다. 나는 셋 다 엉망이었다는 걸.
우선 소속 회사의 일도 기획이고 개인 사업체의 나의 일도 기획이다. 그렇다. 뇌로 수혈하듯이 일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며 기획도 디자인도 마케팅도 송출도 혼자 다 알아서 해야 한다는 얘기다. 양다리인 나는 양쪽을 다 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입금 먼저 되는 것 (소속 회사의 일)부터 하게 되고 내 사업은 그냥 방치되기 일쑤였다. (가장 눈물 나는 예는 나의 홈페이지이다... 언제 공사하지..ㅠㅠ)

그리고 개인 사업은 북튜버와도 연결되는 거라 매일 방대한 책을 읽어야 하고 읽는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읽을 책이 쌓인다.
그러다 보니 모든 게 엉키기 마련.
그리고 반응에 영향 하며 위축된다. 엉킨 사람의 특징인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불안함이 올라온다.

그래서 나는 '하지 않는 것'부터 리스트업 했다.

늦잠 자지 않기
생각 없이 책 사지 않기
빨리 회신해야 하는 메일들과 업무들 미루지 않기
멍 때린다고 생각 없이 유튜브 틀어놓지 않기
바쁘다고 밀가루 음식으로 끼니 때우지 않기 (1인 기업은 체력전이다)

요즘 무척 공감하며 읽고 있는 북노마드 윤동희 대표님의 [좋아서, 혼자서]에 '그 일은 할 수 없습니다' 꼭지 읽으며 대표님의 하지 않는다 리스트도 더해 본다.

스마트폰에서 서점 애플리케이션 지우기
스마트폰에 지메일, 트위터, 페이스북 지우기
칭찬에 오버하지 않기
비방에 위축되지 않기
다른 람에게 잘 보이려고 일하지 않기
계획을 세우지 않기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기

대표님은 일이 들어오면 그 일을 '할 수 없는' 이유를 찾으신다고 한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자원을 고려해 '할지 말지'를 판단한다고.
그리고 남는 시간에 운동을 하고, 커피를 마시고, 서점에 가고,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좋아서 혼자서] 책을 읽으며 나는 공감도 에너지도 얻는다.
여러 가지 이유들로 멘탈이 털린 상태라 평소의 에너지로 일을 쳐낼 수가 없었다.
소속 회사의 일만 겨우 하고 남은 나의 일들은 그냥 손 놓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이 책을 천천히 읽고 있는데 1인 기업가 인턴인 내겐 사골 같은 책이다.
'나는 이렇게 산다'라는 일상을 묘사하기까지의 시행착오와 심적 괴로움을 짐작하게 되는 부분이 많다.
많은 과업과 생각의 파도 속에 침수하고 있다면 '그 일은 하지 않습니다' 리스트를 만들어보자.
모든 과업의 시작은 모름지기 목록 만들기부터 아니겠는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하고, 사람들의 부탁을 거절하는 것으로 본질을 끄집어낼 수 없다.
좀 더 독해져야 한다.
우리는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 사람들을 챙긴다.
다른 이의 사정을 배려하고 일도, 차질 없이 하려고 한다.
늘 쫓기는 기분이 든다. 공허하고 산만해진다.
이제 나는 일이 들어오면 그 일을 '할 수 없는' 이유를 찾는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자원을 고려해 '할지 말지'를 판단한다.
약속을 잡을 때는 '이때와 저때 중 언제가 좋을까요?'라고 상대에게 묻는다.
상대가 어느 일정을 잡아도 내 시간표를 해치지 않는다.

나의 하루는 여유롭다.
해야 할 일을 잊은 건 아닌지 점검할 정도로 일이 없다.
간섭받지 않는다. 시간을 마음대로 쓴다.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
나를 인정해주는 사람을 만난다.
남는 시간에 운동하고, 커피를 마시고, 서점에 가고, 책을 읽고, 글을 쓴다.
나의 '마음'을 지킨다.
편안함과 무료함 사이, 그 사이 '도'라는 말을 조금은 알 것 같다.
나는 1인 출판사를 성장시키고 유지하는 중요한 일만 한다.
다른 일은 신경 쓰지 않는다.
해야 할 일과 지켜야 할 것 사이에 나를 놓는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의무와 제안에 선을 긋는다.
모든 것을 다하려는 것, 모든 사람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것을 중단할 때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

'아니오'라는 말이 만병통치약이다. (그 일은 할 수 없습니다) p.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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