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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나책장 Jan 14. 2021

14년 차 편집자의 업무일지와 기획력 높이는 법

feat. 문학책 만드는 법 (강윤정) | 유유 출판사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기획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 

그리고 트렌드를 계속 읽어가면서도 고유한 나만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출판 편집자의 일을 살펴보면 이런 부분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해서 업무에 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한 권의 책이 기획되고 작가와 여러 담당자들, 

그리고 작업 과정을 거쳐서 마케팅되는 과정까지를 이 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이미 문학 편집자로서 탄탄하게 자리를 잡고 

14년 차 편집자로 인정받고 있는 강윤정 편집자님의 한 달 간의 업무일지를 통해 

편집자와 기획자가 가져야 하는 역량에 대해서 살펴보자.


그리고 이 책은 기획과 편집, 디자인, 마케팅까지 모든 과정을 혼자서 해 나가고 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분들과 1인 기업가분들께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1ElWCPqf02M




| 책의 구성




이 책은 문학 편집자의 한 달간의 업무 일지를 바탕으로 기획되었다.

원고를 받아서 책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편집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산문집, 소설, 시집의 기획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작가와의 협업 과정에서 편집자가 염두에 두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편집자가 외근에서 하는 일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가

제목과 표지의 중요성

표지 문안 쓰기

SNS 마케팅


등등 실질적인 편집자 업무에서 강윤정 편집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들을 살펴볼 수 있다.






"나의 시선을 넘어 독자의 시선으로 책을 보는 일"





강윤정 편집자가 생각하는 문학 편집자의 매력은 작가의 고유한 세계를 가장 먼저 엿보고,

그 세계로 독자를 초대하며 작가, 편집자, 독자가 느낌적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일에 기여한다는 것이라고 한다.

좋은 문학작품은 그것을 통과하는 사람에게 분명한 영향을 끼친다.

그것을 쓴 작가, 책이라는 물리적 형태로 만들어 내는 편집자, 그리고 그것을 읽어 나갈 독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그 영향력과 향상심이 문학 편집자라는 일을 해나가는 원동력이라고 하시더라고.

나 역시 문학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계속해서 문학 작품을 시간을 들여 읽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작가에게 영향을 미친 어떤 세계관이 작품에 흘러나오고 그것이 독자인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공감한 만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작가의 작품을 계속 읽어가게 된다.

그 연결점에 있는 편집자라는 직업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며 그만큼 제작자의 역량이 중요하다.

그 사람의 세계관과 결, 역량만큼 더 나은 책으로 만들어지니까.



"맨 먼저 할 일은 원고를 읽는 것이다.

천천히 공들여 읽는다.

작가가 이 글들을 쓰며 천착한 주제나 대상이 있는지,

원고의 특징이 무엇인지, 빛나는 부분은 어디인지 파악하며 읽는다.

작가의 이전 작품과 비슷한 점은 무엇이며 

다른 점은 또 무엇인지까지 짚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다.

편한 방식으로 메모를 하거나 밑줄을 그으며 읽는 것이 좋다.

일독을 끝내면 메모한 문장이나 단어, 밑줄 그은 대목을 정리한다.

거기에 이 원고가 어떤 책이 될지 힌트가 담겨 있으니까." p.28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원고를 읽고 작가의 스타일과 흐름을 파악하는 일이다.

원고의 특징과 작가의 고유성, 그리고 이 원고에서 빛나는 부분들을 찾아가며 전체적인 틀을 잡아간다.



| 작가와의 첫 미팅 



하나, 기획의도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작가에게 신뢰를 주는 일



이 꼭지에서 편집자가 작가를 만나 책 이야기를 하는 장면을 통해 편집 기획의 시작점에 필요한 기본 요소들을 살펴볼 수 있다.





왜 이런 책을 기획했는가

이 기획과 작가가 왜 잘 맞는가

어떤 독자에게 읽힐 것인가

유사 도서로는 어떤 책이 있는가

어떤 만듦새를 떠올리는가

이 책이 왜 지금 필요한가

왜 당신이 써야 하는가


이 과정에서 편집자가 작가의 책을 얼마나 꼼꼼하게 읽어 왔는지, 출판 트렌드에 얼마나 민감한지, 시장분석을 얼마나 치밀히 해 보았는지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기획에 대한 애정과 확신이 더불어 전달된다면 더할 나위 없다고.


이 질문들은 꼭 출판이 아니더라도 기획에서도 적용되는 질문이다.

책이라는 단어를 '콘텐츠'로 바꿔서 기획에 적용해보자.




왜 이 콘텐츠를 기획했는가

이 기획과 작가가 왜 잘 맞는가

어떤 독자에게 읽힐 것인가

유사 콘텐츠로는 어떤 것이 있는가

어떤 만듦새를 떠올리는가

이 콘텐츠가 왜 지금 필요한가

왜 당신이 써야 하는가


작가와의 첫 미팅에 대한 꼭지를 읽으며 편집자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지금 시대에 독자들이 필요로 하는 책을 발견해서 기획하고 그 책을 쓸 작가에게 편집자로서의 전문성을 보여주며 신뢰를 주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획이든 편집이든 계속해서 트렌드에 민감하게 귀를 기울이면서 계속해서 공부해야 하는 일들이 정말 많은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준비된 만큼 작가와 독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둘, 관계를 쌓고 신뢰를 주는 일



클라이언트와 미팅을 할 때 어떤 모습으로 다가가야 할까?

이 책에서는 작가와의 미팅에서 정중함과 명확함을 가지고 짚어야 할 것들을 다룬다.


약속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명확히 하고

현실적으로 기대하는 지점과 우려하는 부분을 솔직히 짚고,

작가가 낸 아이디어 중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와 

걸러낼 것들을 부드럽지만 분명하게 나누는 것.

그러면서 작가의 작업 스타일과 소통 방식에서 선호하는 것,

작가의 최근 관심사가 집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내가 작가라면 편집자와의 미팅에서 무엇을 기대할까?'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라고 권한다.



'내가 작가라면 편집자와의 미팅에서 무엇을 기대할까? '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자. 

최근의 문학 출판의 동향이나 눈에 띄는 작가, 인상적으로 읽은 책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내 앞에 앉아있는 이 작가의 작품을 내가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이다. 

전부는 어렵더라도 이 작가의 대표작 두어 권과 가장 최근작을 읽고, 

작가와 관련된 기사를 검색해 보고, 

공개된 SNS가 있다면 한 번 살피는 정도는 미팅 전에 준비해야 

서로 영양가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글은 이렇게 썼지만 여전히 첫 미팅은 긴장된다. 

글은 삶보다 쉬운 법인가 보다. (편집자의 외근) p.63




| 제목 짓기와 표지에 대한 고민



콘텐츠를 만들 때 제일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무엇일까?

나는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내용을 채울 때 갈아 넣듯이 정성을 쏟고 핵심 키워드 중심으로 요약하듯이 딱 쓸 때가 많다.

제목을 마지막에 지으면 이렇게 된다. (앞서 콘텐츠를 만드느라 에너지를 다 써서 빨리 끝내고 싶어서...)

하지만 제목은 너무 중요한 부분이다. 제목이 딱 눈에 들어오고 호기심이 생겨야 다음을 읽는다.


책을 편집할 때 제목과 표지는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독자는 책의 내용을 모른 채 구매하니까.

이때 책을 집어 들게 되는 이유가 바로 '제목과 표지에 끌려서'이기 때문이다.




'좋은 원고를 쓰는 것이 저자의 몫이라면

그것을 독자가 집어 들고 싶은 책으로 만드는 것이 편집자의 일'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좋은 제목이란 무엇일까?

나 역시 13년 차 기획자인데 아직도 제목 짓는 건 정말 힘들다.

독자에게 회자되고 사랑받는 제목을 짓는 일은 쉽지 않고 법칙이나 공식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책에서는 편집자 개인의 독서 이력과 트렌드를 읽는 감각, 편집자로서 쌓아온 경험이 고루 힘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이런 부분에서 편집자의 '고유한 역량'이 드러난다.



'독자에게 회자되고 사랑받는 제목을 짓는 일은 물론 쉽지 않다.

법칙이나 공식이 있는 것도 아니다.

편집자 개인의 독서 이력과 트렌드를 읽는 감각,

편집자로서 쌓아온 경험이 고루 힘을 발휘해야 한다.

편집 과정 내내 제목에 대한 고민이 편집자를 따라다닌다.

길을 걷다 떠오르기도 하고 관련된 꿈을 꾸기도 한다.

여러 아이디어가 메모지를 채우고 다양한 조합의 제목이 제목 안에 나열된다.

몇십 개의 제목 안을 두고 고민한 적이 편집자 모두에게 있지 않을까.

그만큼 제목 안에 확신을 갖기 어렵다.' p.71



작가님은 문학작품을 편집하는 중이라면 의외성에 주목해보는 것도 좋다고 한다.

이를테면 [너무 한낮의 연애], [인간 실격],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처럼.

나는 해나 책장을 운영할 때는 사실 힘을 빼고 편안한 게 제가 전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와 감상에 집중해서 제목을 뽑는다. 이것까지 그렇게 악착같이 애를 써야 하나 싶어서 ㅋㅋ

그런데 단기간에 성장해야 하는 마케팅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제목과 썸네일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조건은


하나, 한눈에 들어오게 짧을 것

둘, 구체적이고 직관적인 느낌을 살릴 것 

      ex) '3개월 안에 토익 600점을 990으로 바꿔준 3가지 팁'이런 식으로요. 

셋, 독자의 욕망과 기대를 담을 것




그 외에도 이 책에서는 디자이너나 작가와의 소통 노하우, 표지를 정할 때의 접근법, 편집자의 공간인 앞표지와 뒤표지, 띠지 등의 문구를 채울 때의 포인트 등 다양한 실무 방법들을 다루고 있다.



| SNS 시대의 책과 편집자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채널은 취향 공동체가 모이는 공간이다.

무엇보다 광고비 한 푼 들이지 않고 책을 홍보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만 일 년에 수만 권의 신간이 출간된다. 이런 구조 속에서 좋은 책이면 알아서 발견되고 확장된다고 기대하긴 너무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SNS를 활용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오늘날 거의 모든 콘텐츠의 소비가 모바일에서 일어나며, 

완결되는 곳은 포털이 아닌 SNS다.

정보를 '검색'으로 얻던 시대에서 '소통'으로 얻는 시대로 이동한 것이다.

뚜렷한 취향과 견고한 자기다움으로 소통하는 '개인'에게 신뢰가 이동한 것이기도 하다.

[신뢰 이동]의 저자 레이첼 보츠먼이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신뢰하는 것이 공유경제의 핵심"이라 말했듯,

특정 분야의 안목이 있다면 권위에 기대지 않고도 

능동적으로 드러내고 공유하고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내가 만든 책이 곧 나의 이력이고, 그 책에 대해 나보다 잘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

그것이 편집자의 전문성이다.

SNS 시대는 편집자의 전문성을 반긴다.

#책추천 #북스타그램 #출판편집자 #내가만든책 #편집자의일 과 같은 해시태그와 함께' p.139



편집자 개인이 SNS 파워 유저,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다면 최고의 마케팅이 될 거다.

그런데 구독자수는 중요하지만 숫자가 전부는 아닌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좋아요'에 대해서 '강한 충성'과 '약한 호감'이 있다고 말한다.





약한 호감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누르는 '좋아요'

일회적 이미지나 정보만을 소비하기 위해 누르는 '좋아요'


강한 충성


계정주의 콘텐츠를 관심 있게 들여다보고 누르는 '좋아요'

그 사람이 궁금하고 그 사람의 취향과 가치관이 궁금해서 귀 기울이고 누르는 '좋아요'


같은 '좋아요'라도 의미가 다를 수 있다는 말이다.

만약 내가 가진 안목으로 누군가에게 책과 관련된 콘텐츠를 재구성해 주고, 내가 만든 책과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알려 나가는 목적으로 SNS를 운영한다면, '약한 호감'보다는 '강한 충성'으로 모인 취향의 공동체를 

조금씩 키우고 꾸려 가겠다고 생각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나 역시 '약한 호감의 만 명보다 강한 공감의 100명'으로 채널을 꾸려가는 게 더 소중하다.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채널이 되는 마케팅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많은 독자가 자신에게 지금 필요한 책을 

'추천'의 형식으로 전문가가 대신 골라 주길 바란다.

새로 나온 좋은 책을 알고 싶어 한다. 

시대 흐름이나 이슈에 걸맞은 책을 알고 싶어 한다.

몇 번의 경험으로 이 사람은 신뢰할 만하다 하면, 

내적 친밀감과 유대감을 느끼며 그의 공간에 오래 머무른다.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한다.

그러므로 SNS를 활용하는 편집자는 자신이 

늘 붐비지만 사람들이 사진만 잔뜩 찍어 가고 정작 구매는 하지 않는 상점이 아니라,

차별화된 콘텐츠로 오래 머물러 찬찬히 구경하고 싶은 상점을 웹상에 만든다고 보면 좋겠다.

편집자로서 내가 만든 책, 내가 취향을 만들고 다져 가는데 도움이 된 

여러 콘텐츠를 정리하는 공간으로서도 

의미 있는, 특별한 자산이 되리라는 것은 덤이다.' p.140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잘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오래 일해온 사람들은 고유의 아우라가 있다. 

그런 사람들을 만날 땐 누가 더 낫고, 누가 더 약하고 이런 비교를 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어 보인다.

그렇게 비교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각자의 '고유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건 오랜 시간 지루하게 반복되는 업무 속에서 고민과 좌절과 다시 마음 붙잡고 걸어간 시간들이 반복되면서 쌓인 고유한 빛깔이 아닐까.

나 역시 계속 일을 해나갈 때 그런 나만의 '고유성'을 계속 발견해가고 그로 인해 고객들이 나를 신뢰해준다면 내가 고생한 시간의 보상은 다 받은 기분이 들 것 같다.




해나의 한 줄 요약 : 


작가, 편집자, 독자가 마음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출판과 편집자의 일은 생명을 얻고 자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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