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나의 전시회 가는 길
https://www.youtube.com/watch?v=7eVyMLiH8YA
라이프 사진전 더 라스트 프린트
세종 문화회관 미술관
2021. 05 11 - 08. 21
#1 <라이프>지에 관하여
라이프지는 미국 뉴욕에서 발행되던 시사 화보 잡지이다.
1936년 헨리루스가 창간했고 국내외 정치와 전쟁, 대중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사적인 사진들을 남긴다.
사진 중심의 획기적인 지면 구성과 고급 광택지 사용, 10센트라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창간 넉 달만에 매주 1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인기 잡지로 자리 잡고
1940년대에는 세계 곳곳에서 총 1350만 부 가량을 찍어낸다.
정기구독자 수만 800만 명에 달했다고 하는 <라이프> 지는 텔레비전이 대중화되기 전까지
사람들에게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로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소식을 전한다.
1990년대에 들어 재정악화로 고전하다가 2000년 5월호를 마지막으로 폐간된다.
#2 <라이프 사진전 : 더 라스트 프린트>
라이프 사진전은 국내에서 총 3부작으로 개최되었다.
2013년 <하나의 역사, 70억의 기억>
2017년 <인생을 보고, 세상을 보기 위하여>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라이프 사진전 : 더 라스트 프린트>가 마지막 3부작을 완성한다.
'우리와 함께 한 순간과 사람, 보이는 것과 그 뒤에 가려진 이야기가 담긴 101장의 사진'으로
이번 전시가 채워진다.
지난 두 번의 전시가 격동의 시대와 역사에 남겨진 인물을 중심으로 한 내용을 선보였다면
이번 전시는 우리의 삶에 보다 가까운 일상을 포착하며 기획되었다고 한다.
한 장의 사진이 <라이프>지에 게재되기까지 사진가와 편집자, 발행인은 끊임없이 논쟁했다.
그 과정의 이야기와 찰나를 포착하며 고된 여정과 목숨의 위험을 감수한 사진가들의 이야기들이 전시 곳곳에 담겨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영국 옥스포드 들판에 서 있는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
존 F.케네디가 상원의원이었던 당시 4개월 된 딸 캐롤라인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
파리 몽수리 공연에서 열린 <성 게오르기우스> 귀뇰 인형극을 보는 아이들의 각양각색의 표정,
아버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곡을 연주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술리마 스스라빈스키의 연주 장면,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창문을 배경으로 앉아 있는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모습,
미국 프린스턴 고등 학술 연구소에 홀로 앉아있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쿠바의 혁명가 체 게바라,
2차 세계대전 중 이름 없는 미 공군의 무덤 앞에 서 있는 사람,
레리 버로우즈가 찍은 전쟁에서 전우의 죽음을 애도하며 울고 있는 군인의 모습,
소아마비 백신을 성공시키고 경제적인 가치보다
가능한 한 빨리, 그리고 널리 보급되는 것을 보고자 했던 조너스 소크 박사가 백신을 놓고 있는 모습,
뉴욕의 아파트에서 남편인 극작가 아서 밀러와,
'세일즈맨의 죽음'의 제작자 커밋 블룸 가든과 함께 하고 있는 배우 마릴린 먼로의 모습,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기념하기 위해
수천 명의 인파가 뉴욕 타임스스퀘어 강장에 모여 있을 때,
해군 병사 한 명이 간호사를 움켜잡고 키스를 하는 너무나 유명한 사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독일의 패전 후 '얄타 3국 동맹 회담'에서 만난
영국 총리 처칠, 미국 대통령 루스벨트, 소비에트 연방 총리 스탈린의 모습,
1938년도 미시시피 스콘 카운티의 멜론 장수와 바이올린 연주자의 일상의 모습,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리마스터링 음반의 오리지널판 녹음을 진행 중이던 글렌 굴드의 모습,
비틀스가 두 번째 미국 투어를 위해 로스앤젤레스 공항에 도착한 모습,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하찮게 여겨지는 인간들에 대해 글을 쓴다'라고 했던
어니파일과 헬렌켈러가 함께 찍힌 사진도 너무나 좋았다.
영화배우 그레이스 켈리를 탁월하게 포착한 초상화,
제가 좋아하는 프랑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인생을 보기 위하여, 세상을 보기 위하여
대사건의 증인이 되고 가난한 자와 거만한 자의 거동을 관찰하자.
기이한 물건들, 기계, 군대, 집단, 정글과 달에 걸린 그림자를 보자.
수천 킬로 씩 떨어진 먼 곳의 일들, 벽 뒤에 방 속에 숨겨진 일들,
위험해질 일들, 남성에 의해 사랑받는 여자들, 또 수많은 어린이들을 보자.
보고, 보는 것을 즐거워 하자.
보고 또 놀라자.
보고 또 배우자.
_헨리투스 <라이프> 발간사 중"
<라이프>지의 주요 사진작가들의 사진과 작업들을 아카이 빙하여 소개하는
섹션이 전시회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라이프> 사진 전을 통해 본 20세기의 기록들은 묘한 향수와 낭만, 그리고 서글픔이 있다.
2차 세계대전, 과학의 발달, 그리고 의약학의 발전, 스포츠와 예술의 진보, 그리고 그 속을 관통하는 일생과 일상이 있기 때문인 듯하다.
전시회 내내 사진기자, 편집자, 발행인의 치열한 고민과 시대적 증언, 일상의 모습, 예술과 과학 등 다방면의 모습을 화보처럼 담아내고자 한 예술적인 노력들을 엿볼 수 있었다.
사진 속 순간들이 시대의 증언이 되어버린 <라이프>지의 결과물에 많은 존경과 탄사를 보내고 싶었다.
"카메라는 단순히 순간을 기록하는 기계장치처럼 보이지만
그 기록은 순간을 사실 그 자체로만 동결한 것은 아니다.
사진은 사건과 인물을 현실에서 분리하여 독립적으로 만들 뿐만 아니라
사진가의 태도와 의지 또한 투영된다.
그중 몇몇 사진은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대변하는 시대의 아이콘이 되기도 하고,
유명한 제목이 덧 붙여지기도 한다.
우연으로 얻어진 것 같은 이런 영광의 실상은
오랜 시간 동안 외로운 기다림 끝에 얻은 결과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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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라이프 사진전 <더 라스트 프린트> 전시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