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베르너 헤어초크 감독의 <얼음 속을 걷다>를 덮으며
오래전, 꿈같은 이야기를 들었다.'로 시작하는 김연수 선생님의 추천사가 뭉클했다.
나는 사랑하는 존 버거의 책을 읽으면 자주 뭉클해 울고 싶어 지는데
베르너 헤어초크 감독의 <얼음 속을 걷다>도 내게 그런 책이 되었다.
혼자 걸어가야 하는 무거운 시간.
지금 내가 걸어가고 있는 어떤 길도 이와 같은 맘인데 고독하지만 외롭진 않다.
나는 헤어초크 감독의 마음을 조금 알 것 같다.
너무 사랑하게 된 책이다.
그동안 내내 발터 기제킹을 들으며 이 책을 읽었는데 오늘은 <냉정과 열정사이>를 들으며 읽었다.
진짜 울고 싶었는데 서글퍼서는 아니고 베르너 헤어초크가 혼자 걸었던 긴 여정의 끝자락 즈음에 나 역시 완전히 그 배경 속에 함께 걷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행이 끝났다.
그는 날개를 얻었다.
더 깊고 추운 길도 그는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나도 그런 날에는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떠올릴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