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나의 전시회 가는 길
https://www.youtube.com/watch?v=91UHYTJk5R0
데이비드 살레, 현실의 연금술 Alchemy in Life
리만머핀 갤러리
2021. 10. 07 - 11. 13
60년대 잡지 속 한 컷 만화를 부활시킨 것 같은 위트 있는 그림이 있다.
나무를 경계로 남녀가 서 있는데 두 사람의 표정을 보면 다양한 이야기가 상상된다.
전시를 보며 나는 이야기를 상상해보았다.
이야기 1.
남 : 당신의 말이 맞았어. 그가 체포되었데.
여 : 저런.. 그럼 이제 어디서 자금을 가져오죠?
그들은 팀의 안전을 걱정하지 않았다.
사다리에 엉켜 있는 지렁이처럼 그들은 신속히 새로운 사다리를 찾아 떠날 것이다.
이야기 2.
남 : 마담. 제가 오늘 저녁 커피와 담배를 살 수 있게 돈을 조금만 주실 수 있나요?
여 : 아 당신.. 아직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거군요.
그해 겨울. 미국 역사상 20세기 장기적으로 가장 길고 어두웠던 경제 위기가 덮쳤다.
실업률은 25퍼센트에 달했고 시카고의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살레의 이번 전시 <Alchemy in Life, 현실의 연금술>은 그가 팬데믹 기간 동안 작업한 <Tree of Life> 시리즈의 신작 8점을 소개한다.
소개한 여덟 편은 연작이지만 스토리의 맥락을 파악하긴 힘들다.
팬데믹 시대에 작업실에 갇혀 그는 무슨 상상을 한 것일까?
이번 전시 작품들의 공통 키워드는 세 가지가 아닐까 싶다.
#남녀 #생명의나무 #관계성
작품 속 두 사람의 대화를 유추하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작품 속에는 다양한 상호 관계에 놓인 남녀가 등장하고 그들을 시각적으로 분리하는 장벽으로 나무가 등장한다.
앞에서 내가 상상했던 스토리처럼 작품을 오래 바라볼수록 열린 해석을 할 수 있다.
데이비드 살레(David Salle)는 1952년 출생, 현 69세의 Pictures Generation 소속의 미국 화가이다.
Pictures Generation은 영향력 있는 시각 예술가 집단이라고 한다.
그의 이전 작업들은 상당히 박력 있고 자유분방하다.
그리고 두루두루 매운맛이라 기질적으로 차분하고 고요한 성향을 가진 나에겐 신세계였다.
하지만 이번 작품들은 삽화의 형식이라 조금 더 사랑스러운 위트가 가미된다.
그의 작업의 공통점은 자유분방하고 날카로운 위트가 아닐까 싶다.
나는 현대미술을 다소 어려워하는데 그런 내게도 살레의 작업들은 다양한 상상과 해석을 불러일으켜 흥미로웠다.
각각의 컷이 연결되지 않고 맥락이 없으니 관객이 무궁무진하게 상상할 수 있다.
그래서 전시는 보는 내내 흥미롭다.
작가의 세계관만큼 관객의 세계관에 따라 해석은 달라질 것.
상상력은 자산이다.
그리고 데이비드 살레의 작품을 보며 내가 다짐한 건 의외로 역사적 뉴스들에 대한 자료 수집이었다.
이야기가 많을수록 상상이 풍부해지고 인물은 생동감을 얻으니까.
전시는 11월 13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