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요한슨 사진전 (Erik Johanson)

해나의 전시회 가는 길

by 해나책장

에릭 요한슨 사진전 (Erik Johanson)

2021. 09. 16 - 10. 30

63 아트홀


https://www.youtube.com/watch?v=91UHYTJk5R0


무명의 시기 없이 주목받으며 쾌속 성장한 행운의 스웨덴 출신의 사진작가가 있다.

그의 성공의 재료는 바로 상상력.

상상에 상상에 상상을 더하는 지점의 에릭 요한슨의 시선이 있다.

상상력이 재산이라면 그는 마흔도 안 된 나이에 이미 벼락부자이자 우량주이다.

그런데 그냥 행운이라고만 말하기엔 그의 작업은 대단히 디테일하다.

마치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와 마그리트 사이에 에릭 요한슨이 있는 것처럼.


실제로 그는 에셔와 마그리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치밀하고 디테일한 현실주의를 담아내지만 현실에선 불가능하고 존재할 수 없는 세계를 그려낸다.


"우리를 제한시키는 유일한 것은 우리의 상상력입니다.

The only thing that limit us, is our imagination."

_Erik Joha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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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요한슨은 1985년 스웨덴에서 태어나 체코 프라하에서 활동 중인 사진작가이다.

사진 촬영 + 포토샵을 이용한 후보정 작업을 통해 '초현실주의적 느낌의 사진'을 만들어 낸다.

전시를 보는 내내 '상상력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 한계는 어디일까?' 질문하게 된다.


에릭 요한슨은 자신이 만들고 싶은 세계, 상상하는 세계를 구체화시키는 작업을 한다.

데뷔 초기부터 촉망받은 작가이지만 그의 밑천은 전혀 바닥나지 않을 것만 같다.

무궁무진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자연, 집, 숲 속, 도로, 우주 등등.

어디서든, 무얼보든 그의 시선 속에서 새로운 세계로 창조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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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섬세하고 완성도 높은 상상력을 보여주는 그의 작품들.

그가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세 단계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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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 아이디어와 계획

긴 과정과, 몇 달 동안의 수정 기간을 거치게 된다.


2 단계 : 사진 촬영

구현하고자 하는 장면을 위해 재료를 모으는 촬영.

불가능한 장소들도 현실 세계의 소품을 이용하여 촬영.

현실주의는 작은 디테일에서 나오기 때문에 그는 카메라로 모든 작품의 요소들을 직접 촬영하기 위해 노력.


3단계 : 포토샵

이 과정에서 중간중간 작업을 멈추고 얼마 지난 후 돌아와 새로운 눈으로 작품을 바라본다.


이런 식으로 작업을 하기 때문에 1년에 그는 8개 정도의 작업을 만들어 낸다.

작품들이 굉장히 섬세하고 완성도가 높다.



"영감은 이 세상의 작은 디테일과 대조 속에 존재하기 때문에 이것을 찾기 위해 멀리 갈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의 대부분은 제가 자랐던 스웨덴 지역을 배경으로 하며, 모든 아이디어는 조금씩 다르지만 내가 자란 세상에서 모든 것들이 이루어지게 함으로써 저의 작품에 일관성을 만들어 냅니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4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1) 상상의 한계를 뛰어넘는 작품들

2) 작가의 신작들을 만나볼 수 있는 유일한 국내 전시 (내년 3월의 다음 전시가 진행된다)

3) 미디어와 결합하며 더욱 새로워진 전시

4) 다양한 연출로 구성된 포토존



올 한 해 매주 금요일마다 전시를 다니며 나에게 깊게 인상을 남긴 전시들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었다.

상상에 상상에 상상을 더한 지점에 작가들의 고유한 시선이 있었다.


매일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야 하는 직업을 가진 나는 상상력이 자산이라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한다.

자신이 쌓아 온 카테고리와 영향받은 것들의 창고가 넉넉할수록 꿰어 엮을 것이 풍성해진다.

가장 본질적인 것과 가장 상업적인 것의 경계에서 균형을 만들어가야 할 기획자인 나는, 나의 카테고리를 쌓기 위해 마케팅 기술과 브랜딩 공부를 따로 하지 않았다.

대신 디자인, 미술, 음악을 공부했다. 예술사와 철학을, 클래식과 인문학을, 그리고 전시를 통해 만나는 작가들의 콘텍스트를 정리해 갔다.


그 노력은 바로 눈에 보이는 성과를 주지 않기에 현실주의자인 지인들은 나의 노력을 가볍게 부정했다.

"내일 전시회 가기 위해 오늘 야근하고 있다는 그런 말 하지 말란 말이다!" 농담처럼 말하며.


하지만 나는 이 무용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바라보며 쌓아온 카테고리들이 결국 상상력을 만드는 자산이라고 믿는다.

에릭 요한슨의 작업에 감흥한 사람들도 함께 믿어줄 것 같다.



상상력을 자산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스웨덴의 젊은 작가 에릭 요한슨.

그의 상상력의 한계가 어디까지 일지, 그럼으로써 그의 성공적인 운은 어디까지 일지 기대해 본다.



전시는 10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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