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튜버 해나의 그림일기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초기 탈모가 왔었다. (과거형이다. 중요한 지점이다.)
머리숱 많기로는 어디서 밀려 본 적이 없는 편이라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너무 당황해서 유튜브를 털어가며 탈모를 방지하는 비법을 정리했다.
말 못 할 고민을 하고 계실 분들을 위해 공유한다. (데헷~*)
하나, 머리는 밤에 감아서 두피를 깨끗하게 말리고 잔다.
둘, 머리를 숙여서 뒤통수부터 브러시로 빗는다
셋, 콩과 미역 등 영양을 충분히 섭취한다.
넷, 일찍 잔다.
다섯,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찬수건을 머리에 올려서라도 식힌다.
내 스트레스의 원인은 관계 때문이었는데
너무 소통이 안 되다 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고 최대한 소통을 피해왔었다.
그러다 보니 풀지 못한 마음이 화병으로 가득 쌓인 것.
그런데 여러분 알잖아요.
일하면서 자기 분대로 다 푸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별 수 없으니 참게 되고 윗 병나고 화병 나고 눈 시리고 탈모 오는 거지.
차곡차곡 쌓여오던 어떤 실망감이
상대방의 인성과 태도, 앞으로의 우리의 관계에 대해서
아무것도 신뢰하지 못하게 만들었는데
이럴 때 조심해야 한다.
감정이 쌓이면 예민해지고 예민해지면 실수한다.
내 입장에서 할 말이 많고 억울해도
실수는 실수인 법.
사람이 싫어도, 죄는 미워해도,
상대방의 멘트가 후지고 태도가 불쾌해도 맞불 작전이 능사는 아니다.
최대한 거리를 두고,
부딪힐 때는 나름의 최선을 다해 정중한 태도로 대처해야 한다.
태도가 인성이고, 태도가 전부다.
후에 생각나는 건 그 사람의 진심보다 그 사람의 태도이다.
'후에 생각나는 건 그 사람의 진심보다 태도'라는 이 멋진 말은
내 말이 아니라 엄지혜 작가님이 [태도의 말들]에서 한 말인데
너무 멋져서 받아 적었었다 ㅠㅠ
정 힘들 면 안 해도 돼.
그러니 억지로 참다가
엄한 데서 터트리지 마.
지금 여러분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탈모가 있거나, 태도의 말들이 궁금했거나,
그냥 '얘가 또 무슨 시답잖은 얘길 하나' 하며
어제처럼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러 와주신 은혜로운 분들이겠죠?
마지막 분들이라면 감사하고
태도의 말들이 궁금하시다면 곧 제가 리뷰 다시 드릴게요 (읽는 중이라)
그리고 탈모가 있으신 분들은 힘내세요.
화가 나면 머리에 찬물 수건이라도 얹어서 열을 가라앉혀야 한데요.
나는 너무 번뇌가 심하고
용서가 안 되는 마음이라서 이민을 갈까, 귀향을 할까, 왼손으로 행운의 편지라도 써서 그분께 보내볼까
별 생각을 다했었고,
꽤 오래 화가 가라앉지 않아 화를 빼는 시간을 좀 가졌고,
지금은 여러 부분에서 이너 피스를 회복 중이라 이 글을 쓰고 있다.
결론적으로 그때의 화가 나서
탈모의 공포에 시달리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정 힘들면 안 참아도 돼.
하지만 안 참는 게 똑같이 무례해지라는 말은 아니야.
그럴 필요 없어.
감정이 가라앉길 기다리고
불통이 될 땐 거리를 유지하고
도저히 못 참을 만큼 견뎌지지 않으면
정중하게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하고 마무리 짓고 나와.
위장약을 먹고, 손이 저려오고, 스트레스로 탈모가 오고
눈이 시릴 만큼 견뎌내야 할 관계는 없어.
다만, 태도에서 실수는 하지 마. 정중하게 마무리하고 걸어 나오는 게
훗날 네가 돌아볼 때 모양새가 좋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