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진단받았습니다. 하지만 우울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우울한 글을 토해내듯 쓰기는 하지만요. 또한 그냥 어떤 사람들에게는 자살이 이성적인 선택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 또한 병증의 일부 일 수 있으나 (다만 어디서부터가 병적인 우울함일까요?)여하튼 멜랑꼴리함은 그 정도이고 뭐 그렇게 막 미디어에서 비치듯이 슬프고 침울한 사람은 아닙니다. 아, 병증이 발현되면 좀 잠을 지나치게 많이 자기는 합니다. 약을 먹으니 나아졌습니다. 그러니 저는 사실 정신적인 기면증에 걸려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나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있어,라고 말하는 건 좀 나르시시트적이어 보여서 말하지 않았는데 생각해 보면 그냥 심리상태가 그런 건데 뭐 숨길 게 있나 싶습니다. 근데 솔직히 익명이니까 말하는 거지 한국에서는 웬만하면 말 안 하는 게 좋을듯합니다. (최근 대기업의 상담센터 자료 유출 사례 등등...)
공황이 잠깐 온 적도 있습니다. 정말 이주동안 대중교통도 이용하지 못하고 정신"병"이라는 건 이런 건가 싶을 만큼 뼈저리게 경험을 했습니다. 이전까지는 정신장애라는 걸 믿을 수가 없었는데 생각해 보니 호르몬 문제로 생리 전 우울함을 겪는다든가 하는 사례가 있으니 정말 어떤 사람에게는 정신병이 호르몬 문제일 수 있다는 걸 납득했습니다.
참고로 울면서 운동도 했고 학부 학점도 객관적으로 매우 좋았습니다. (다만 그냥 어떤 막이 처진 듯이 감정을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니 운동을 좀 해라, 햇볕을 쬐라,라는 말은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로 인한 것의 경우 상담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근데 바로 일어날 힘이 없다면 경험상 약물은 더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우울증 약은 중독되지 않습니다. 왜냐면 제가 많이 먹다가 함부로 단약 해봤거든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잘은 모르지만 항불안제가 좀 내성 생기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것 또한 제대로 된 의사가 처방한 것이라면 위험하지 않겠지요.)
왜 적는지 모르겠는데 이 밤에 주절주절 적어봅니다.
아마 웬만하면 자살보다는 생이 나은 분들이 많을 겁니다. 대다수가 선택한 길이기도 하고 대다수가 선택한 건 주로 맞잖아요? 본인이 대다수의 사람보다 똑똑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봅시다. 그리고 죽음과 생의 이점과 단점을 비교하려면 앞으로의 일을 알아야 하는데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안다고 생각하는 건 오만함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한 번 약을 드셔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