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게 하는 힘

by hannah


내 무릎에 앉아 창밖을 보며 I spy게임을 하던 아들이 잠시 산을 보며 생각에 잠기더니 갑자기 이런 말을 한다, "Mummy, even if I am mad at you, when I am annoyed by you, I still love you so much." 가르쳐주지 않아도 아빠와 같은 말을 하고 아빠와 같은 성향으로 커가는 이 아이.


파트너와의 재양육 과정을 통해 이제야 겨우 균형과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는 내 삶에, 용기와 행복과 자신감을 더욱 북돋워 주는 이 아이란 존재까지.


몇 년 전, 내 카운슬러는, 이토록 불안정한 내가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라고 묻는 나의 질문에 이런 대답을 주었다. "정말 어렵죠. 정말 어려운데, 그 한계들을 극복해 나가며 노력하는 엄마의 모습이 얼마나 아이에게 귀감이 되고 아이의 인생에 좋은 영향을 줄지는 제가 장담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놀라는 순간은 참 많지만, 어느 날 문득 아이가 던지는 한마디에 코끝이 찡, 가슴이 몽글몽글 해질 때가 있다.

싫다는 의사표현을 단호하게 하는 아이에게,

"엄마에게 싫다고 얘기해 줘서 고마워. 도움이 됐어."

라고 하자, 아이는 싫은 걸 싫다고 했을 뿐인데 뭐가 고마울까, 하는 눈빛으로 올려다본다.

"아, 엄마는 싫다는 표현을 잘 못했었거든."

"왜??"

"엄마의 엄마가 너무 무섭고 언제 화낼지 잘 몰라서 싫다는 소리를 잘 못했어. 근데 너처럼 표현하는 게 좋은 거야."

그러자 아이가 의자를 밀어내고 팔 벌리고 다가와 내 어깨를 토닥이고 따뜻하게 안아주며 말한다.

"It's okay mummy, you've got me and daddy now. You can say no to us."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 읽어 내려간, 'The book you wish your parents had read', 'No drama discipline ', 'Yes brain child', 'Grit', 'The happy brain', Tal Ben-Shahar와 Martin Seligman의 책들. 완벽주의자로 살얼음판 위에서 고된 삶을 살았던 내게, 다른 삶의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주며 실수해도 충분히 괜찮다고 말해준 책들. 아니, 이들은 사실, 실수하는 순간이야말로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는 가장 valuable 한 moment라고 얘기한다. 엄마의 노력들이 현재 진행형임을 이해하는 우리 아들은 그런 엄마의 모습을 격려하듯 caring, loving, forgiving으로 무장하고 스위트한 멘트들을 마구 투척하며, 오늘도 이 엄마가 얼마나 행복한지 깨닫게 해 준다.


매거진의 이전글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