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으로 여는 아침

8월 25일 목요일

by 해나

요즘 아침 공기가 차가운 게 가을이 오는 것 같네요. 기분 좋은 목요일 아침입니다.


세계 최하위인 한국의 출산율이 또 떨어졌다. 2분기 합계출산율이 0.75명으로 떨어지면서 올해 연간 기준 0.7명대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한국보다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는 국가는 물론 비슷한 수준의 나라조차 없다. 유럽에서 저출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는 이탈리아다. 출산율이 낮아 한때 셋째 아이를 낳으면 땅을 주겠다는 대책까지 내놨을 정도. 이탈리아의 출산율은 1.24명. 그래도 한국보다 낫다. 섬나라인 푸에르토리코(0.9명)와 홍콩(0.87명), 싱가포르(1.1명) 정도가 저출산 국가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저출산 상황이 급격히 반전되기는 어렵다는 점. 현재 출산 연령대 인구 자체가 적기 때문. 혼인이 감소하는 것도 출산율 반등을 어렵게 하는 요인. 국부론을 쓴 애덤 스미스는 “국가 번영의 정도를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척도는 인구 증가 수”라 했는데. 케인스는 경제 규모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가 감소하면 이를 상쇄할 기술 진보가 일어나지 않는 한 자본주의의 엔진인 투자가 타격을 받을 것이고 투자가 위축되면 실업이 발생해 경제는 불황에 빠진다고 했는데. 기술진보의 원천 또한 사람이기에 인구 감소 시대에는 인재의 질이 더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곡물 가격이 전쟁 이전으로 돌아갔다. 한때 품귀 현상을 빚은 팜유는 전쟁 직전 가격보다 30% 이상 떨어졌다. 국가 곡물 가격 하락과 달러 강세가 결합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누구러지자 조 바이든의 지지율도 올랐다. 하지만 위험 요인이 적지 않다. 달러 강세 효과를 보고 있는 미국 외에 곡물 가격 인하를 체감할 국가가 많지 않기 때문. 세계적 가뭄으로 작황이 악화해 곡물 가격이 다시 오를 여지도 있다. 미국 휘발유 가격도 70일 연속 떨어졌지만 허리케인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 사우디가 감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변수다.


대지미술 거장 마이클 하이저. 50년간 537억 원을 쏟아부어 네바다 사막에 세계 최대 조형작품을 완성했다는데 여의도 3분의 2 면적이라 한다. 돌의 도시. 50년 동안 휴대폰 신호조차 잡히지 않는 오지에 작품을 만들다니. 또한 LA 미술관의 대표작 공중에 뜬 바윗덩어리 또한 하이저 작품. 운송 도중 돌에 닿을 수 있는 가로수는 모두 뽑아 다른 데 옮겨 심고, 신호등을 잠시 철거, 교통 정체를 피하기 위해 한밤중에만 운행했다. 돌을 옮기는 길목마다 구경꾼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11일간의 운송 과정은 기록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추상적이라서 작품에 대한 이해는 어려울지라도 작품에 대한 그의 열정만큼은 대단하다. 원하는 것을 이루려면 이만큼의 열정이 있어야겠지.


기분 좋아지는 우영우 박은빈이 오늘 신문에 나왔다. 그녀가 꼽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마지막 회에 나오는 친모와의 대화. 자신을 흰고래 무리에 속해 지내지만, 그들과는 다른 외뿔고래에 비유한다. “모두가 저와 다르니까 적응하기 쉽지 않고, 저를 싫어하는 고래들도 많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게 제 삶이니까요.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 있고 아름답습니다.” 외뿔고래지만 내 스스로 만족하는 삶이면 가장 가치 있고 아름다운 게 아닐까.


*신문 기사 내용은 한국경제신문 출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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