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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디론가 Mar 15. 2017

9. 괜찮아(?)

여기저기 쏟아지는 '괜찮아', 나한테 해도 될까?

<어쩌다 어른>, <톡투유> 등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강연자들의 이야기를 해주면서 조언과 위로를 해주는 프로그램이 참 많이 생겼다. 모든 프로그램을 챙겨보지는 않지만 젊은이들을 향한 응원, 격려와 관한 강연들은 SNS를 통해 짧은 영상으로 접하곤 한다. 보다가 울컥하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기도 한다.


최근 젊은이들을 향해 하는 강연의 주제는 대부분 '울어라, 울어도 된다' 혹은 '괜찮아, 지금이 딱 좋아..'하는 등의 '위로'가 많다. 문득 친구가 태그해주는 영상을 보고 있다가 모두들 이렇게 자신한테 '괜찮아'라고 말하라는데 나한테도 해당이 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나는 아직 지금이 딱 좋지 않은, 괜찮지 않은 상황인데 괜히 나를 너무 관대하게 놔주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 괜히 다른 사람들에 휩쓸려 나 혼자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물론 사람의 가치관은 모두 다르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그 어떤 가치관도 옳고 그름으로 구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매일매일 수많은 변수가 생기고, 내가 처한 상황도 매번 달라지기 때문에 꼭 하나의 생각만을 고집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의 나를 마주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지금 내 모습은, 내가 나한테 '괜찮아'라고 말해도 되는 상황인 걸까?



아무리 마주 보기를 해보려 해도 안된다. 젠장. '변덕이 죽 끓듯 한다'는 말이 있지 않나. 내가 요즘 딱 그렇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생각이 바뀐다. '넌 아직 자신에게 괜찮다고 할 때가 아니야' 하다가도 '자신에게 괜찮아 라고 해주다 보면 정말 괜찮아지는 건 아닐까', '혹시 내가 나에게 너무 가혹한 건 아닐까' 하는.  


2017년, 무한경쟁의 시대다. 이는 내가 부인할 수도, 무시하고 넘어갈 수도 없다. 좋든 싫든 난 지금의 시대에서 살아가고 있고, 용기 있는 다른 사람들처럼 이것이 싫다고 과감히 자연으로 갈 수 있는 사람도 아니니 말이다. 그래서 더 주저하게 된다. 내가 나한테 괜찮다고 말하는 게. TV 속 예능프로그램에서, SNS 짧은 동영상에서 저명한 사람들이 나와 하는 말을 듣고 그냥 '응, 그래. 나도 그래야지' 할 수는 없는 거니까.


다른 사람에게는 관대하고, 내게는 독해지는 사람. 나는 딱 그런 사람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것 같다. 생각보다 내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만 독해지는 사람을 많이 만나보지는 못했다. 아직은 덜 살아봐서 더 살아봐야 알겠지만. 하하. 이 브런치를 읽는 사람들 중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게 관대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나보다 더 자신에게 독한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묻고 싶다, 당신에게는 지금 쏟아지는 '괜찮아'라는 말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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