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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디론가 Mar 25. 2017

13. 타고난 대로

이건 누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냐,

"넌 왜 이렇게 덤벙거리니"

"넌 왜 이렇게 꼼꼼하지 못하니-"

"00은 그렇게 하는데, 왜 넌 그렇게 하지 못하니"



인생을 살면서 이런 말 한 마디라도 들어본 적 없는 사람, 있을까? 가족에게, 친구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적어도 한 번쯤은 들어봤던 얘기들 아닐까. 또는 내가 다른 사람에게 한번쯤은 해봤을 말이 아닐까 싶다.


하루 하루 커갈수록(이제는 나이가 먹어간다고 표현해야할 시기가 온 것 같지만. 허허) 나의 모습과 마주할 순간들이 더 많이 생긴다. 생각해보면 예전보다 시간은 더 없는 거 같은데 전보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질문과 더 자주 마주한다. 항상 명확한 답을 얻을 수는 없지만 주로 주변으로부터 듣는 말들, 내가 나한테 하는 말들을 곱씹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우울해지는 기분을 막을 수가 없다.



'나는 왜 이렇게 못하는 걸까, 나도 잘 하고 싶은데. 나도 이렇게 멋지게 살고 싶은데, 왜 나는 저렇게 안될까.'


저 문장들을 잘 살펴보자.


자세히 보면 모두 '다른 이와의 비교'에서 시작된다.

다른 이들의 화려한 SNS를 염탐할 때, 다른 이의 화려한 커리어를 들었을 때,  내가 갖지 않은 어떤 것을 다른 이가 가졌음을 알았을 때.

예시를 찾자면 정말 한도끝도 없는 그 비교. 물론 이는 내가 나에게 하기도, 다른 이가 나에게 해주기도 한다.


-

그래서 생각해봤다. 그래서 난 달라질 수 있을까?


비교를 해서, 그가 나보다 어떤 것을 더 잘한다고 해서,

내가 갖지 못한 것을 다른 이는 가졌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고 해서,

내가 나를 전부 바꾸고 싶다고 해서,

인생을 리셋하고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해서,


내가 달라질 수 있을까?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내린 내 대답은 NO다. 내가 달라질 수는 없다.


엄마가, 아빠가 수십 번 '넌 왜 그러니'를 소리쳐도 난 달라질 수 없다.

내가 나한테 '넌 대체 왜 이걸 못하니'라고 외쳐도 난 달라질 수 없다.


그냥 이대로 타고난거다.

내가 꼼꼼하지 못한 것도,

내가 좀 까칠한 성격인 것도,

내가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는 것도,

내가 패션 감각이 전혀 없는 것도

그냥 이대로 타고난거다.


그래서 내가 타고난 것을 다시 찾아보기로 했다. 타고난 게 나쁜 점 말고 분명 좋은 어떤 점도 '타고났을' 테니까.

우리는 모두 타고났다. 그 천성을 고칠 수는 없는 거다.

그저 남에게 피해를, 상처를 주지 않는다면 타고난 천성을 조금은 쿨-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그저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모두 함께 받아들이자는 거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내가 A를 잘하면, 넌 B를 잘하는 거고. 내가 B를 못하면 넌 A를 잘하는 거다.

이는 사람은 역시 혼자 살 수 없다는 명제를 뒷받침해주는 근거인 거다.


오늘 하루, 나에게 그리고 너에게 한마디씩 해주자!


"챙겨주고 싶게 만드는 게 너의 매력이야"

"넌 정말 이걸 잘하네"

"00은 이걸 잘하던데, 넌 저걸 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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