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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디론가 Mar 20. 2017

12. 울지 말게

술 한 잔 했다고 하는 얘기가 아닐세

비가 와서,

하늘 가득 먹구름이 껴서,

때로는 날이 너무 좋아서,


내 뜻대로 되는 게 없어서,

내 인생인데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어서,


울고 싶은 날에는 이유도 참 많다. 그냥 모든 게 한 번에 몰아치듯 힘들다고 울면서도 내가 울 수밖에 이유는 너무나도 많다며 그래서 슬프다고 더 통곡하고 싶은 날이 있다. 눈물을 흘리면서 울 때도, 우울해진 마음을 붙잡고 혼자 삭힐 때도 있다. 그럴 때는 그냥 스치듯이 읽은 문구나 시, 글이 위로가 되어주기도 한다. '시'의 ㅅ도 잘 모르는 내게도 그런 시 한 편이 있다.



월요일, 오늘 하루가 힘들었던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시 한 편.

마음이 울적할 때면 가끔 꺼내 읽어보곤 하는데 그때마다 이 주책 맞은 눈에서는 눈물이 고이곤 한다. 마음을 울리는 bgm까지 함께 하면 정말 이건 정말..


아래 시를 읽으며 잠깐 눈물 흘려주고 상쾌하게 또 남은 하루를 상쾌하게 보내보는 건 어떨까.


감성 가득한 음악 하나 켜고, 이어폰까지 준비됐다면! 스크롤을 내려 시 한 편 읽어보자.



-

소주 한 잔 했다고 하는 얘기 아닐세

                                                                                                                백창우


울지 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 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

개똥같은 희망 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지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는 건 만만치 않은 거라네

아차 하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망가지기 십상이지

화투판 끗발처럼 어쩌다 좋은 날도 있긴 하겠지만      

그거야 그때 뿐이지     

어느 날 큰 비가 올지

그 비에 뭐가 무너지고

뭐가 떠내려갈지 누가 알겠나     

그래도 세상은 꿈꾸는 이들의 것이지      

개똥같은 희망이라도 하나 품고 사는 건 행복한 거야

아무 것도 기다리지 않고 사는 삶은 얼마나 불쌍한가     

자, 한잔 들게나

되는 게 없다고 이놈의 세상

되는 게 하나도 없다고

술에 코 박고 우는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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