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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디론가 Apr 18. 2017

20. "실패하자!"

SBS 스페셜 <나의 빛나는 흑역사>

최근 모든 시사 프로그램은 SBS만 보는 듯하다. 원래부터 오랜 팬이었던 <그것이 알고 싶다>부터 <SBS 스페셜>까지. <SBS 스페셜>은 청년들에게 향한 주제를 정해 방영한 적이 많았는데 지난 일요일에 방영한 <SBS 스페셜>의 주제는 ‘실패’였다.



실패라는 ‘흑역사’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볼수록 한 명 한 명 정말 대단하다는 감탄뿐이었다. 특히 국내에 처음으로 피자헛을 들여오고, 성신제 피자라는 이름으로 명동에서 크게 성공을 거두었던 성신제는 지금은 다시 5평 남짓한 곳에서 다시 시작한다며 그동안 망했던 자신의 흑역사를 공개했는데 정말 박수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만 성공한 뒤 자신의 실패했던 과거를 공개하는 일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하지만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거듭한 뒤 결국 지금 이 순간 실패와 마주하고 있는 어른이 자신의 실패를 공개하기는 어렵다.


국내 최초 피자헛 런칭, 성신제 피자 브랜드를 만들어 큰 성공을 거두었던 성신제씨

성신제가 거둔 성공이 어디 작은 성공이었던가. 국내 피자의 대명사 브랜드, ‘피자헛’을 국내로 들여와 큰 성공을 거두며 지금으로 치면 4-5천억 원을 벌었고, 성신제 피자로 한 달에 2억을 벌어들이던 사람이었다. 지금은 모두가 이겨낼 수 없을 거라던 암을 이겨내고, 그동안의 실패를 경험 삼아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있었다.   


사수 끝 서울대학교 입학, 5번의 이직, "실패하자"의 한석정 총장

그리고 한석정. 동아대학교의 총장이라던 한석정 역시도 정말 끈질긴 실패와 마주했다. 재수, 삼수에 이어 사수로 ‘서울대학교’를 입학했다고 한다. 이후, 취직했지만 자신의 취직한 5개의 회사가 모두 망해 결국 미국으로의 유학을 결정했다고 한다. ‘친구들이 네가 가는 그 미국 대학교도 망할 거다’라고 했을 정도니. 정말 그 기막힌 우연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기가 막혔나 보다. 하지만 그 실패가 자신을 만들어냈다고 말하며 강의에서는 아이들에게 “실패하자!”는 구호를 외우고 있는 걸 보니 참 웃겼다. ‘실패하자’라니.



이어 지아장의 ‘거절당하기 100일 프로젝트’. 이 부분은 내가 작년에 썼던 ‘Reject’를 떠올리게 했다. 크고 작은 차이일 뿐 모든 사람들은 ‘거절’을 경험했을 것이다. 조금 이르다면 국제 중학교, 외고, 과고의 합격 통지서. 그리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대학의 문턱에서 지독한 거절을 경험한다. 수많은 수시 지원부터 가군, 나군, 다군의 정시까지. 장담하는데 이것이 바로 거절의 제대로 된 시작이다. 이후부터는 많은 것들을 내 선택에 의해 이어지기 때문에 결국 거절을 당하는 사람도 내가 되는 것일 테니. 지아장은 그런 거절들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매일매일 거절당하는 연습을 한다. 그리고 나중에는 이를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더 대담한 부탁을 하기도 한다. 거절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그 말, 알면서도 그 앞에서는 딱딱하게 마비되는 몸을 어떻게 하면 좋으랴.



어렸을 때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는 말을 참 종종 들었던 거 같은데 이번에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내 머릿속에는 저 한 문장이 아니라 다른 한 문장이 깊게 자리 잡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성공도 해본 놈들이 한다.’     

나뿐만 아니라 유독 많은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생각이 아닐까. 그래서 실패를 두려워하고, 자신의 실패를 숨기는 것 아닐까. 나 역시도.      


하지만 sbs 스페셜에서는 실패를 숨기지 않고 오히려 교훈으로 삼은 결과가 어떤지를 정확히 보여주었다. 국내 기업에도 그 사례가 있었고, 해외에도 역시 그 사례가 있었다. 이는 실패를, 거절을 조금은 두려워하지 말고 담담하게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우리,

실패하자! 그리고 기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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