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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현숙 Feb 12. 2023

당진웰다잉문화연구회 유정순 회장을 만나다

잘 죽는 것이 잘 사는 것!

잘 먹고 잘 사는 것을 추구하는 ‘웰빙(well-being)’에서 삶을 잘 마무리하는 것을 중요시 하
는 ‘웰다잉(well-dying)’이 강조되는 시대다.

많은 사람들에게 ‘존엄한 죽음’을 전파하고
있는 당진웰다잉문화연구회 유정순 회장을 만나 웰다잉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당진웰다잉문화연구회가 설립된 배경을 들어보았다.


당진에 웰다잉이 정착하는데 합덕에 사는 김귀자  
노년학 박사의 공이 컸다고 한다. 김귀자 박사의  
주도로 관심이 있는 몇 명이 모여 중노년지도자 과정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이후 인생 이모작·삼모작 과정에 대한 공부에서  웰다잉으로 이어졌다.

2015년 당진시 노인복지기금 사업의 일환으로 합덕대건노인대학(학장 성용모)과 한국메멘토모리협회(회장 김귀자) 주최로 당진시종합복지타운 대강당에서 로고테라피와 웰빙·웰다잉 교육을 진행했다. 당시만 해도 죽음을 말하는 문화가 보편적이지 않았다.


김귀자 박사를 초청해 생명 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 인간 존엄사를 준비하는 선진 시민의식 고양을 위한 강의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존엄한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이 뜻을 모아 지난 2015년 당진웰다잉문화연구회를 창립했다.
김귀자 노년학 박사를 지도교수로 두고 10명의 웰다잉 강사와 10명의 상담사가 2인 1조가 돼, 지역 내 노인대학과 경로당 등에서 웰다잉 강의 및 상담을 진행했다.



당진웰다잉문화연구회에서는 삶의 의미와 유언 상속, 대인관계 등 웰다잉에 대한 의식교육은 물론 사회 전반적인 이야기를 주제로 강의를 했다. 고령화와 가족의 해체, 1인 가구의 확산으로 인한 고독사 등이 사회문제가 되자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웰다잉 십계명도 등장했다.


십계명에는 △버킷 리스트 작성하기 △건강 체크
하기 △법적 효력 있는 유언장 자서전 작성하기
△고독사 예방하기 △장례 계획 세우기 △자성의
시간 갖기 △마음의 빚 청산하기 △자원봉사하기
△추억 물품 보관하기 △사전의료의향서 작성하
기가 있다.

회원들은 십계명을 중심으로 강의했다.



당진웰다잉문화연구회는 다양한 활동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유서 쓰기를 비롯해 자서전과 묘비에 쓰일 비문과 자신의 죽은 후에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는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웰다잉의 중요함을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 유서를 남기고, 자신의 묘비명을 지어보고, 삶을 정리하는 기록을 남기기도 한다.
초창기에는 입관 체험도 했다. 또한 웰다잉에 대한 주제를 다양하게 정해 ‘시낭송으로 배우는 웰다잉’, ‘기체조와 함께하는 웰다잉’, ‘감성노트 작성’ 등 사람들이 웰다잉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가볍게 접근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처음에는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꺼려하지만 웰다잉 교육을 받은 후 자연스럽게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웰다잉의 필요성을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당진웰다잉문화연구회는 2018년 사전연명의료
의향서 등록기관으로 등록되었다.  


연명의료 결정제도는 의학적으로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받고 있다고 의사가 판단할 경우, 환자의 의향을 존중해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는 제도다.

만 19세 이상 성인은 누구나 자신이 향후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됐을 때를 대비해 연명의료 및 호스피스에 관한 의향을 문서(사전연명의료의향서)로 작성해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보건복지부의 지정을 받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을 방문해 충분한 설명을 듣고 작성해야 다. 작성한 문서는 연명의료 정보처리시스템의 데이터베이스로 보관돼야 법적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당진에서는 당진웰다잉문화연구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당진지사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 및 작성, 등록이 가능다.
당진웰다잉문화연구회는 경로당·노인대학 등을
다니며 꾸준히 웰다잉 교육을 진행한 결과 2018
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으로 지정받았다.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 사람들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위해 찾아오거나 방문을 요청하기도 다. 때로는 서산·태안·예산 등에서도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기 위해 당진까지 오기도 다.



유정순 회장은 당진시민들에게 삶을 마무리할 때 인간의 존엄과 자기결정권이 존중받는 문화가 널리 확산됐으면 좋겠다며 소회를 밝혔다.
당진웰다잉문화연구회를 운영이 자비로 이뤄지는 순수봉사이기에 힘들고 지칠 때도 있지만 유정순 회장에게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 및 작성 봉사는 가슴에 가장 아름답게 핀 꽃과 같다고 한다.


당진은 노인 인구가 20%에 달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많은 시민이 연명의료 결정제도에 대해 참여하고 관심 갖도록 특강을 하며 시민포럼도 개최할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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