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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na Oct 30. 2021

오바마 취임식 때 선택 받은 "이 지역"의 물 클라스

뉴욕의 진가는 뉴욕 밖에 있다 4. Saratoga Springs

이번 편은 시작하기도 전에 너무 신난다. 왜냐하면 Saratoga Springs 도시는 감정사가 정말 아끼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이 글에 새라토가 (사라토가) 스프링스의 진가가 잘 담겼으면 좋겠고, 독자분들도 글로 나마 새라토가 스프링스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새러토가 스프링스 다운타운에 위치한 공원


새라토가 스프링스는 horse racing (경마)으로 유명한 동네이다. 미국에서 Triple Tiara가 주어지는 세 개의 경마 대회 중 2개가 바로 이 Saratoga Springs에서 치러진다. 만약 오징어 게임이 미국을 배경으로 해 스핀오프 버전이 나온다면 첫 화는 Saratoga Springs 경마장에서 찍을지도 모르겠다. 


새라토가 스프링스가 Horse racing 관련 사업이 흥행하며 부자 동네가 된 것인지, 아니면 이곳에서 나는 온천수 때문에 부를 쌓을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세라토가 스프링스는 딱 깔끔한 부촌 느낌이 난다. 예를 들어, 사라토가 스프링스에는 레깅스를 입고 명품백을 든 여자들이 많다. 즉, 자기 관리에 관심이 있고 돈이 있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동네라는 것이다. 그래서 감정사도 타운의 드레스코드에 맞추기 위해 레깅스를 입고 사라토가를 누볐다 :) 


이 뿐 아니라, 가능하다면 Farmer's market에 가보는 것도 그 동네의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주말에 방문한 새라토가 스프링스의 Farmer's market은 단연 먹을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가 풍부했다. 작은 동네의 경우에는 Farmer's market이 한 블록에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새라토가 스프링스의 파머스 마켓은 몇 블록에 걸쳐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Farmer's market 에서 찍은 사진들. Brussel sprouts 가 저렇게 나는지 처음 알았다.

선선한 가을의 온도와, 바닥에 깔려 있는 단풍들, 은은히 들려오는 마림바 소리 그리고 야채, 꽃, 빵 등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연속으로 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행복해진다. 마음이 복잡할 때, 혹은 주말에 근교에서 잠깐 쉬고 싶을 때 들리면 좋은 동네이다.  


구경 끝에 감정사가 고른 것은 green tea와 honey를 원료를 한 콤부차 친구 Junbucha였다. 준부차는 먹어보니 원재료의 맛이 강하게 났고, 단맛은 거의 나지 않았다. 역시 small batch로 만드는 상품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자연 그대로의 맛이다. 아래 마지막 사진은 Mrs. London의 베이커리의 빵들이다. 이곳에서는 현금만 받는데, 카드밖에 없었던 감정사는 조금 더 걸어 베이커리에 직접 방문했다. 

◆Junbucha and bakery goods from Mrs. London's bakery

Mrs. London 베이커리는 Max London식당 옆에 위치하고 있다. 아빠는 식당 운영, 엄마는 베이커리 운영이라니, 있는지도 모르는 그분들의 자제분들이 부러워졌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Croissants를 좋아하는 글쓴이는 original croissant, lemon almond croissant 그리고 iced vanilla latte를 시켜 밖에서 먹었다. 크루아상 두 개 모두 너무 맛있었다. Original croissant는 버터의 풍미가 가득했고, lemon almond croissant는 안에 들어있는 레몬맛이 강했지만 톡 쏘는 신맛이 아니라 아몬드의 맛과 잘 어울렸다.  

◆버터의 풍미가 잘 살아있던 Mrs. London's original croissant

베이커리 앞 벤치에서 가만히 앉아서 새라토가 스프링스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자니 꽤 많은 사람들이 파란색 물병을 들고 다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알고 보니 새라토가 스프링스는 자연 탄산수 (지금은 공정과정에서 탄산이 들어간다)로 유명했고, 새라토가 스프링스의 물은 오바마 전 대통령 2013년 취임식 때 백악관 공식 물로 선정된 바 있는 고급 물이라고 한다. 


감정사는 아디란댁스 웰컴센터에서 새라토가 스프링스 탄산수를 구매해 시음해 볼 수 있었는데 맛있는 물 찾기 어려운 뉴욕에서 괜찮은 퀄리티를 자랑했다. 그런데 이 새라토가 탄산수는 맛만 좋은 것이 아니었다.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보통 미국 물에는 석회질이 많아 퀄리티가 좋지 않은 편이다. 그런데 새라토가 스프링스 물로 머리를 감으니 정말 너무 부드러워졌다. 


혹시 머릿결이 좋지 않으신 분들은 본인 탓 마시고 새라토가 스프링스에 살지 않는 탓 하기로 해요~!
◆지난편에서도 소개된 새라토가 탄산수와 크루 커피의 라테


새라토가 스프링스에서 추천할 식당은 Yelp에서 1위를 차지한 Seneca이다. 인기가 많은 탓에 미리 예약 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세네카 입구에 도착해서 예약사항을 확인하고 왼쪽을 보자 오픈형 키친이 보였다. 그 키친 너머로 부지런히 움직이는 셰프들, Wood grilled 화덕을 보자 강한 느낌이 왔다.

아 여기 진짜다. 여기는 뭘 시켜도 맛있는 그런 집이다. 
◆테이블이 많은 편인데도 꽉찬 Seneca 식당의 내부

아래 메뉴에서 알 수 있듯이, 전체적인 메뉴의 가격대는 싼 편은 아니다. 그러나 이미 테이블에 착석하기도 전에 맛집의 기운을 강하게 느껴버린 감정사에게 싸지 않은 가격은 맛있을 거란 기대를 강화시킬 뿐이었다. 

◆새러토가에서 차오르는 국뽕 (Korean fried cauliflower). 시키지는 않았다.


글쓴이가 시킨 메뉴는 애피타이저로는 Parker House Rolls, 메인 디쉬로는 Wood-Grilled Bone-In Pork Chop 그리고 Wood-Grilled Hangar (스테이크)였다. 오랜 시간 나무로 땐 오븐에서 구운 것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돼지고기가 지금까지 먹어본 것 중에 제일 부드러웠다. 글쓴이의 파트너는 돼지고기가 꼭 Sous vide (수비드) 기법으로 만든 것처럼 부드럽다는 코멘트를 해주었다. 얼마나 부드러운지 돼지고기와 스테이크를 먹고 난 후에 이에 낀 고기가 없을 정도였다. 고객들의 이까지 생각하는 Seneca 식당은 단연 최고 중 최고였다. 

◆10점 만점에 10점. 너무 맛있었어서 설거지까지 해드렸다.


맨해튼처럼 막 요란하지 않지만, 동네를 둘러싼 자연과 다운타운의 아기자기한 샵들을 들리는 재미가 있는 사라토가 스프링스. 하루에 다보기에는 아쉽고 시간만 된다면 여유롭게 2~3일은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다음 편에서는 새라토가 스프링스 근처에 풍경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작은 도시들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구글맵: https://goo.gl/maps/MKvmEn4b3dLqAs5i6

타임스퀘어로 부터 걸리는 시간: 3시간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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