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진가는 뉴욕 밖에 있다_음식편: NYC, 시라큐스
한국을 떠나 미국이라는 이방땅에서 밥벌이를 시작한 후 맞이한 첫 생일날 왠지 나는 재즈바에서 보내고 싶었다. 낭만보다는 치열에 가까웠던 현실을 잠시나마 벗어나고 싶었던 것일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 때 이후로, 생일이면 재즈바에서 음악을 즐기는 것이 새로운 birthday tradition이 되었다.
매년 4월은 Jazz Appreciation Month (JAM) 로 재즈의 역사 및 재즈 뮤지션들을 재조명하는 달이라고 한다. 재즈 감상의 달 (JAM)을 맞이하여 취향따라 다채롭게 즐기는 뉴욕의 재즈바 3곳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스픽이지 (speakeasy) 바" 라는 용어를 자주 쓰는 것 같다. 1920~1930 미국 금주법 시대에 주류를 밀매했던 바를 일컫는 스픽이지 바는 요즘에는 간판이 분명하지 않아 찾기 힘들거나 장소가 숨겨져 있는 바를 지칭하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맨하탄에서도 동쪽, 이스트 맨하탄에 위치하고 있는 Tomi Jazz는 아이러니 하게도 많이 알려진 스픽이지 바이다. Tomi Jazz 는 Japanese 재즈바 이기 때문에 이번편에서 소개할 다른 재즈바와 달리 음식이 한국인들 입맛에 딱 맞고 음식 가격이 맨하탄의 물가를 감안해도 높지 않은 곳이다.
글쓴이가 시킨 메뉴는 대구알 크림 파스타 (Cod Roe Spaghetti), 오꼬노미야끼 (Okonomiyaki), 흑 버크셔 소세지 (balck berkshire sausages on sizzling hot plate) 등이었는데
타미 재즈의 또다른 특징은 재즈 연주자들과 테이블들이 매우 가깝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하려면 목소리를 높여야 하고, 그 소리가 재즈 연주소리와 어울려 재즈바 내부가 굉장히 시끄러운 편이다.
타미재즈는 매우 인기가 많은 곳이라 몇달 전부터 예약을 했어야 했는데, 코로나 이후로 정책이 바뀌어 예약을 받지 않고 있다고 한다. 또한 2022년 4월 현재 입장시 코로나백신접종 증명서를 보여야 하며, 목요일 부터 토요일까지는 테이블 당 최대 2시간 까지만 앉아있을 수 있다는 것도 단점이다.
구글맵: https://goo.gl/maps/Lb6ietTN1Ta4sPu96
타임스퀘어로부터 걸리는 시간: 10~15 분
재즈를 좋아하시는 분이 뉴욕에 오신다면 Dizzy's 나 Blue Note Jazz Club은 반드시 여행 계획에 넣지 않을까 생각이된다. 그 중에서도 뉴욕 씨티 그리니치 빌리지에 위치하고 있는 블루 노트 재즈 클럽은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재즈클럽으로 뉴욕 뿐 아니라 하와이, 도쿄, 나고야, 리오, 밀라노, 베이징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블루노트가 유명한 이유 중에 하나는 관중석에 스티비 원더, 토니 베넷, 퀸시 존스와 같은 레전더리 재즈 뮤지션들이 있다가 뮤지션의 초청으로 무대에 올라가 즉석 연주를 펼친 적이 있다는 점이다. 블루 노트에서 연주하는 뮤지션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무대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공연에 따라 그 열정이 관중들에게까지도 그대로 전달 되어 잊지 못할 경험을 할 수 있다.
한 편, 블루노트에서도 음식을 먹을 수 있긴 하지만 토니 재즈바의 2배에 달하는 가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왠만해서는 뉴욕의 다른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블루 노트 재즈 클럽에서는 재즈음악만 즐기는 것이 좋겠다.
특히 2022년 6월에는 블루노트 뉴욕씨티 재즈 페스티벌이 예약되어 있는데 라인업에 George Clinton & Parliament Funkadelic, Christ botti, Robert Glasper 등이 있으니 재즈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티켓을 미리 구매하시는 것이 좋겠다.
구글맵: https://g.page/bluenotenyc?share
타임스퀘어로부터 걸리는 시간: 17분
좋아하는 뮤지션의 노래를 듣다보면, 그 뮤지션이 부르는 다른 뮤지션의 노래도 듣고 싶을 때가 있다. 아마 그래서 가수들이 다른 가수의 노래를 부르는 커버영상이 인기가 많은지도 모르겠다.
재즈바 중에서도 뮤지션과 대화를 나누거나, 다음 노래를 즉석에서 요청하는 등 좀 더 cozy 하고 intimate 한 분위기의 재즈바가 있는데 바로 The Fitz 이다. 이런 스타일의 재즈바는 감정사가 제일 좋아하는 스타일의 재즈바인데, The Fitz 는 구글맵에도 나오지 않는 진짜 스픽이지 (Speak-easy) 재즈바이다.
The Fitz 에 가기 위해서는 Oh My Darling 이라는 레스토랑으로 들어가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을 타고 내려가야 한다. 그야말로 Speak-easy 재즈바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The Fitz 에서 공연하는 재즈 뮤지션들의 라인업도 마찬가지로 Oh My Darling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쓴이가 방문했을 때는 뉴욕 시라큐스 로컬 뮤지션인 Melody Rose가 공연하는 날이었는데 일찍 도착해서 가운데 자리를 선점하고 음료와 함께 편하게 쉬고 있을 수 있어 좋았다.
몇 곡쯤 들었을까, 감정사의 최애 재즈곡 중 하나인 Cheek to cheek를 요청했다: "Do you guys know cheek to cheek?" 하자 Melody Rose가 "That's a good one" 이라고 응수하며 원곡보다는 좀 더 빠른 템포로 Cheek to cheek 을 불러주었다.
이렇게 곡을 요청했을 때는 끝나고 앞에 보이는 팁바구니에 꼭 $1~2정도의 팁을 주는 것이 재즈바 에티켓 중 하나이니 기억하도록 하자.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곳인 만큼 다양한 스타일의 재즈바를 가지고 있는 뉴욕, 여러분의 취향에 맞는 재즈바를 글로 대신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길 바란다.
구글맵: https://g.page/OhMyDarlingSyr?share
타임스퀘어로부터 걸리는 시간: 4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