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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na Sep 06. 2022

시티은행 창립자의 뉴욕 별장에서 결혼하려면 얼마일까?

뉴욕의 여름 3. 뉴욕 올드머니 부자들의 여름 별장 및 맨션

보고, 먹고, 즐길 거리가 많은 맨해튼에서 보기 힘든 것이 있으니, 바로 미국 부자들이 여름 휴가 동안 사용하기 위해 만든 별장 혹은 맨션 등이다. 별장 혹은 맨션은 특정 기간 동안만 거주할 목적으로 지어졌거나 집의 사이즈가 주거용보다 큰 대저택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통 대도시 외 지역에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뉴욕 별장 중에서도 오늘 소개할 시티은행, 코닥,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등 한국 사람들도 아는 회장님들의 여름 별장 혹은 맨션들이다. 뉴욕 올드머니 부자들을 위한 곳이니 만큼 대부분 1800년대 후반에서 1900년대 초반에 지어진 오래된 건물이지만, 엄청난 규모와 그 아름다움에 전 세계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찾고 있다.


위대한 개츠비 시절 혹은 그 이전에 지어진 호화로운 뉴욕 여름 별장 및 맨션에 여러분들을 초대한다.


Sonnenberg Gardens & Mansion

지금처럼 국가 간 여행이 자유롭지 않았던 1800년대 미국에 영국에서 가져온 나무로 정원을 꾸미고, 일본에서 건축가들을 모셔와 일본식의 정원을 꾸민 뉴욕 여름 별장이 있다. 바로 프레드리힉 페리스 톰슨 (Frederick Ferris Thompson)와 매리 클라크 톰슨 (Mary Clark Thompson) 부부의 뉴욕 여름 별장, 사넌벌그 정원 및 맨션 (Sonnenberg Gardens and Mansion)이다. 

톰슨가가 얼마나 대단한 가문이냐면, 한국에서도 있는 시티뱅크가 바로 남편 프레드리힉과 아버지 존 그리고 그의 또 다른 형제 사무엘 톰슨이 1863년에 창립한 은행이다. 


글쓴이도 한국에서 미국에 갓 넘어왔을 때는 시티은행을 통해 한국의 가족들과 돈을 주고받았었고, 지금은 체이스 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바로 이 체이스뱅크가 후에 아버지 존과 형제 사무엘이 설립한 은행이다. 


이 뿐 아니라 아내 매리 톰슨의 아버지는 1855년 뉴욕 주지사를 지낸 분이시다. 여기까지만 설명해도 아내 메리와 남편 프레드리힉이 19세기 미국에서 얼마나 정치적, 경제적 파워를 가지고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데, 그들의 부는 6만 1200평에 달하는 그들의 뉴욕 여름 별장인 사넌벌그 정원 및 맨션에서도 잘 드러난다.  

아내 메리 톰슨과 그녀의 아버지는 업스테이트 뉴욕에 위치한 소도시 중 하나인 캐낸데이구아 (Canandaigua) 출신인데, 업스테이트 뉴욕은 맨해튼보다 연중 약 섭씨 12도 정도 낮은 편이다. 당시 에어컨 시설이 잘 안 되어있던 뉴욕의 무더위를 피해 톰슨 부부는 캐넨데이구아에 여름 별장을 짓게 된다.


사넌벌그의 정원은 그 크기도 클뿐더러 일본 정원, 로즈 가든, 이탤리안 가든 등 여러 섹션으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관광객들을 위한 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를 사넌벌그 정원의 입구에서 맨션까지 운전해 주신 트램 운전사분에 의하면 매리 여사는 여름 별장에 머문 손님들에게 돈을 받지 않았는데, 방문객들이 그들의 숙박에 너무 흡족해하며 돈을 굳이 내고 싶어 하자, 매리 여사는 '차라리 정원에 심을 수 있는 나무를 가져오라'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사넌벌그에는 영국에서 온 자작나무와 같은 이국적인 수목들을 만날 수 있다.

이 뿐 아니라, 로마 시대 양식을 따른 수영장 및 무늬만 일본 건축이 아니라 일본 건축가들이 직접 만든 일본식 정원까지 만날 수 있는데, 이는 북미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개인 일본 정원이었다고 한다. 이에 뉴욕의 브롱스 동물원을 만든 윌리엄 혼내데이 (William T. Hornaday)는 "우리는 지금까지 이와 동등한 것을 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이를 능가하는 정원을 보지 못할 것이다"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사넌벌그 정원 및 맨션의 시그니처 정원은 바로 이탤리안 가든으로, 동글동글하게 관리가 된 나무들과 이탤리안 건축 그리고 넓은 정원이 어우러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장관을 만들어 낸다. 


이곳의 뷰는 특히 아름다운 탓해 결혼식장으로 인기가 많은데 미국의 Wedding Wire웹사이트 선정 Couple's Choice 상을 2015년부터 2022년까지 2021년 한 번만 제외하고는 계속 수상을 한 굉장한 이력이 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도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삶의 새로운 챕터를 이제 곧 시작하려는 신혼부부의 설렘이 정원의 싱그러움을 만나 배가 되는 듯했다. 사넌벌그 정원에서 결혼식을 진행하기 위한 기본 가격은 성수기 약 $3,700 (한화 약 400만 원) 정도라고 한다. 

사넌벌그 정원의 부지는 1800년 후반대에 구매되어 1900년대까지 설계 및 건축이 진행되었는데 그 이후로도 잘 유지되어 100여 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맨션 안에 있는 피아노 연주가 가능할 정도이다. 또한 맨션 내부에는 당시 사용하던 리스테린, 카메라 등의 소품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이런 부내 나는 곳의 서재를 보고 있노라면, 이런 곳에서 공부했으면 하버드 대학에 들어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물론 이곳의 주인이었던 프레드리힉 톰슨은 미국 명문대인 콜럼비아 대학, 윌리엄스 칼리지 두 곳에서 수학했지만 아버지의 비즈니스를 잇기 위해 졸업 학위를 따진 않았다!



구글맵: https://g.page/SonnenbergGardens?share

타임스퀘어로부터 걸리는 시간: 5시간 17분


George Eastman Museum

이번 여름 오랜만에 돌아간 한국에서 눈에 띈 것이 바로 카메라 및 필름으로 유명한 Kodak (코닥)의 의류 라인이다. 그 코닥 매장에는 Rochester, NY라고 적혀있었는데 이는 코닥의 헤드쿼터가 뉴욕 주의 로체스터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체스터 또한 업스테이트 뉴욕에 위치하고 있으며 앞서 소개한 캐낸데이구아에서는 차로 약 30~4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다. 맨해튼이나 서울처럼 번화한 동네는 아니지만, 업스테이트 뉴욕에 위치한 도시 중에서는 비교적 많은 상점 및 식당뿐 아니라 넓은 공원 등이 위치해 있는 등 로체스터 고유의 매력을 가진 도시이다. 


다시 코닥 얘기로 돌아가서 코닥의 창립자인 George Eastman은 로체스터에 콜로니얼 양식의 집을 1905년에 완공하여 숨을 거둘 때까지 그 집에서 거주했다. 조지 이스트먼이 세상을 떠난 후의 조지 이스트먼의 집은 코닥 카메라의 역사와 조지 이스트먼의 생애를 살펴볼 수 있는 조지 이스트먼 뮤지엄 (George Eastman Museum)으로 변모했다.

조지 이스트먼 뮤지엄에는 옛날 코닥 카메라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사진이나 카메라 등에 관심 있는 분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구경하게 될 것이다. 이 뿐 아니라 1900년대 카메라 시장을 선두 했던 코닥 답게, 방문객들과 흑백 영화를 같이 관람하고 코멘터리를 진행하는 세션들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니 영화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도 좋은 여행지가 될 것이다. 


로체스터는 매해 5월에 라벤더 축제를 개최하는데, 약 18만 평에 달하는 하이랜드 공원에는 (Highland park)이 라벤더를 비롯한 다양한 꽃들로 가득 채워지기 때문에 조지 이스트만 뮤지엄과 더불어 여행 코스를 짜기 제격이다. 


혹은 진저브레드 하우스, 크리스마스트리 및 크리스마스 리스 등을 특별히 진열해 놓는 크리스마스 시즌도 조지 이스트먼 뮤지엄을 방문하기에 좋은 시기이다.  



구글맵: https://g.page/eastmanmuseum?share

타임스퀘어로부터 걸리는 시간: 5시간 22분


Boldt Castle

"볼트 성에는 아름답고 슬픈 얘기가 있어..."

볼트 캐슬은 미국과 캐나다를 나누는 St. Lawrence 강 위해 위치한 하트섬에 지어진 성이다. 볼트 성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조지 볼트 (George Boldt)가 만든 성인데, 그의 가족들은 여름이면 뉴욕 북쪽의 천 섬 (1,000 islands) 지역에서 피서를 즐겼다고 한다.

애처가였던 조지 볼트는 지금은 하트 (Heart)라고 불리지만 1900년대 당시에는 Hart 섬이었던 곳에 아내를 위한 초호화 여름 별장을 짓기로 계획한다. 뉴욕시티에 위치하고 있는 고급 호텔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의 매니저이자 필라델피아 벨루브 스트라포드 호텔의 매니저였던 그의 커리어에 '북미에서 가장 큰 개인 별장 소유자' 타이틀이 포함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그러나, 총 6층짜리 맨션으로 지어지고 있던 볼트 캐슬은 1904년, 아내 루이스 (Louise Kehrer Boldt)가 세상을 떠나게 됨에 따라 공사가 중단 되게 된다. 조지 볼트는 아내와 사별 이후 하트섬을 단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고 하니, 그가 얼마나 상심했는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볼트 캐슬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1977년, 볼트 캐슬은 천섬 다리 공사 (Thousand Islands Bridge Authority)에게 모든 수익은 볼트 성을 재건설하기 위해 쓰인다는 조건으로 단 $1불에 팔리게 된다. 


볼트 캐슬에 들어간 돈은 지금까지 약 $15 million, 한화 약 150억 원 정도로 처음 블루프린트보다 더욱 아름답게 재건되어 전 세계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글쓴이가 방문했을 당시에도 캐슬의 몇몇 부분은 아직도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볼트 캐슬은 섬에 위치하고 있다 보니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데 천섬 지역답게 하트 섬 외에도 다리를 사이에 두고 미국령, 캐나다령으로 나뉘는 재비콘 (Zavikon) 등 다른 섬들을 구경하다 보면 금방 도착한다. 볼트 캐슬보다 아름다운 성은 다른 곳에서도 만날 수 있겠지만, 볼트 캐슬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들어가니 아름답지만 조금 슬퍼보였달까? 


구글맵: https://goo.gl/maps/wRhd6xdsB1QZLYPp8

타임스퀘어로부터 걸리는 시간: 5시간 41분


사계절 중에서도 특히 여름부터 초가을은 선선한 날씨를 자랑하는 업스테이트 뉴욕을 여행하기에 제격이니 이 시기에 뉴욕 오시는 분들은 맨하탄에서 조금 위까지 들려보시는 것은 어떨까? 


지금까지 뉴욕의 사계절 동안 즐길 수 있는 뉴욕의 다양한 매력에 대해 살펴보았다. 독자분들도 글과 사진으로나마 미국의 위대한 자연을 만나고, 조금은 여유로워진 마음으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참고 자료:

https://www.eastman.org/

https://en.wikipedia.org/wiki/Boldt_Cas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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