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진가는 뉴욕 밖에 있다. Saranc Lake
3월 중순이 다 돼가는 어제도 눈과 우박이 내린 업스테이트 뉴욕!
겨울이 길고 눈이 많이 오기로 유명한 업스테이트 뉴욕이지만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과거에 비해 확실히 눈이 덜 오는 "마일드 윈터 (mild winter)"가 계속되고 있다.
예전과 달리 따뜻한 겨울 날씨 때문에 100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뉴욕 지역 겨울 축제가 점차 위험한 곳으로 바뀌고 있어 뉴욕 주민으로서 너무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앞으로는 뉴욕 겨울 지역 축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함께 올해 다녀온 뉴욕 겨울 지역 축제를 소개한다.
1800년대부터 시작해 10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지고 있는 Saranac Lake지역 윈터 카니발! 뉴욕뿐 아니라 미국 전역을 통틀어서 가장 오래된 겨울 축제를 개최한 것으로 유명하다.
Saranac Lake 지역에 대해 좀 더 소개하자면 뉴요커들이 많이 찾는 캠핑 지역인 아디란댁스 지역에 위치한 소도시로 예전 1800년대 결핵이 한창 유행일 때, 환자들이 공기 좋은 자연을 찾아 요양온 곳이기도 하다.
실제로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겨울 축제뿐 아니라 여름 캠핑, 가을 단풍 등 사계절 모두 뉴욕 근교 여행지로 제격이다.
Saranac Lake 자랑은 이쯤에서 끝내고, 겨울 축제로 얘기로 돌아가보자. Saranac Lake 윈터 카니발의 꽃은 플라워 호수 (Lake Flower)의 언 얼음으로 만든 얼음 이글루이다. 과거 축제 참여자들은 이 이글루 안으로 들어가 이글루를 체험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올해에는 날씨가 너무 따뜻한 탓에 이글루가 녹고 부서져 결국 축제 방문객들이 이글루에 안쪽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폴리스 라인을 만들어 놓았다.
2024년 얼음조각도 다 부서져 4년이 돼버렸을 뿐 아니라 얼음 조각상도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올해 겨울 축제 테마대로 Creepy Carnival 이 돼버린 축제의 모습이 되어 안타까웠다.
망가져 버린 윈터 카니발 영상으로 확인하기: 뉴욕 겨울 축제 망해가는 안타까운 이유 - YouTube
Saranac Lake에서 1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Lake George에서 진행되는 겨울 축제도 마찬가지다. 예전 글인 06화 뉴욕 주민들이 피할 수 없는 겨울을 즐기는 방법 (brunch.co.kr)에서 다룬 적 있는 Lake George는 물을 공중에 뿌려 생긴 고드름으로 만든 성 안에 다양한 즐길거리를 만들어 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워낙 인기가 많은 탓에 티켓팅에 성공하는 것도 힘들었는데 포기하지 않고 성공했더니 당일 따뜻한 날씨로 안전하지 않아 티켓이 취소되었다는 안내를 받아 겉모습만 구경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겨울 축제 개최 측에서도 따뜻한 날씨로 인한 변수를 감당하기 어려울 테니 앞으로는 날씨가 따뜻하더라도 즐길 수 있는 실내 체험 전시로 겨울 축제의 방향이 바뀔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겨울 축제를 소개하는 김에 업스테이트 뉴욕의 날씨라고 불리는 SNL밈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Saranac Lake 새러낵 레이크 다운타운에 위치한 카페인 Origin Coffee Company에서는 겨울 한정 메뉴로 Sweater Weather 커피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메이플 시럽, 시나몬 가루가 들어가 몸을 더 따뜻하고 달콤하게 만들어주는 이 커피는 추운 날 즐기기에 제격이라 직역하면 스웨터 입을 날씨인 "스웨터 웨더 커피"라고 이름 지은 듯하다.
사실 이 단어는 10년 전 Saturday Night Live에 나와 밈이 되었는데, 이 영향으로 미국인들은 스웨터 웨더 아니고 스웨러웨러~ 이렇게 발음하는 편이다.
스웨러웨러 발음 영상으로 확인하기: 미국에서 10년넘게 회자되고 있는 SNL밈 - YouTube
미국에서 올바른 분리수거를 하지 않으면 이 단어 또한 사전에만 나오는 단어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다음 글에서는 뉴욕 동계올림픽 박물관에서 찾은 자랑스러운 퀸연아의 흔적 소개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