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코칭공학자 이한주 Sep 20. 2019

내가 모르는 분야의 전문가를 코칭을 할 수 있을까?


코치는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의 전문가를 코칭을 할 수 있을까?

필드에 나간 경험은 커녕, 골프공 한번 쳐 본 적 없는 골프 백지인 내가 골프를 주제로 코칭한 적이 있다.

고객은 190cm 가 넘는 장신의 활동적이고 야심찬 세일즈맨이었다. 골프 입문 수년만에 싱글을 목표로 하는 고객은 자신의 큰 키로 인해 더 이상의 실력 향상이 어렵다고 했다. 클럽을 몸에 맞게 바꿀 것인지, 아니면 티칭프로에게 레슨을 받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꺼내 놓았다. 

나는 골프에 대해서 모르지만, 고객은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고, 더우기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단지 클럽이냐, 레슨이냐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왜 싱글이 되고 싶은지, 현재 자신의 위치는 어디인지, 지금까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더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 가운데 고객은 자신이 이미 잘 해오고 있고,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표현하게 되었다. 

나중에 고객은 자신이 정말 원했던 것은 어떤 선택이나 방법론이 아니라 열심히 사는 자신의 모습을 위로받고 싶었던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으며, 그것이 채워졌다고 이야기하였다.


현대 코칭의 아버지 격인 티모시 골웨이가 휴스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이너게임을 설명했을 때의 일이다. 간단한 설명을 마치자 단원들은 자신들의 눈 앞에서 그것을 응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튜바 연주자가 자진해서 실험 대상이 되었다. 골웨이는 다룰 줄 아는 악기도 없고, 튜바 독주는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는 연주자에게 그가 배우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고음에서 아티큘레이션이 가장 어렵습니다."라고 답했다. 골웨이는 그 의미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어쨌든 한번 튜바를 불어보라고 했다. 그에게는 아주 훌륭하게 들렸지만 연주자는 불만족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연주자의 지식에 의존하면 되기 때문에 골웨이는 어떤 전문지식도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기억하며 또 물었다. "무엇이 마음에 안 들지요?" 

"분명하지 못해요."

"그것을 어떻게 압니까?"

"흥미있는 질문이네요. 사실 튜바의 관 끝은 내 귀에서 멀리 떨어져있기 때문에 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혀에 느껴지는 감각으로 구별합니다." 

골웨이는 코칭에 이용할 수 있는 핵심변수에 근접하고 있었다.

"혀의 느낌은 어떻습니까?"

"예, 지금처럼 고음 영역이 있는 어려운 악절을 연주할 때면 혀가 마르고 굳어서 잘 움직이지 않는 듯합니다."

그는 이제 필요한 것을 모두 얻었다.

"다시 한 번 같은 악절을 연주해 보세요. 단, 이번은 아티큘레이션을 분명하게 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단지 그 악절을 연주할 때 혀의 상태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에 주목해 보세요."

연주자는 다시 같은 악절을 불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일제히 일어서서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잘 하려는 압박과 걱정이 혀를 마르게 하고 굳어지게 했지만, 혀에 의식을 집중함으로써 압박을 잊고 두려운 생각이 사라지니 본래 가지고 있던 능력이 발휘된 것이다.  from [이너게임 by 티모시 골웨이]


고객에게 충분한 자원이 있고 그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으로부터 코칭은 시작된다. 고객은 자기 분야의 전문가고, 코치는 고객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코칭의 전문가다. 

코치가 고객의 자원을 발견하고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처럼, 코치 스스로도 자신에게 없는 남의 자원을 부러워하기보다는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전문코치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삶의 역사와 경청, 질문, 인정, 피드백이라는 코칭의 보도가 있지 않은가. 

나의 삶이 나의 코칭의 차별성이다.

작가의 이전글 직원들을 격려하는 7가지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