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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칭공학자 이한주 Mar 04. 2022

코칭하기 3. 신뢰와 친밀감 쌓기

무조건 긍정하고 존중하기

<신뢰와 친밀감 쌓기> 코치는 안전하고 지원적인 환경을 만들어 고객과 지속적인 상호 존중과 신뢰를 형성한다.


코치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대체로 한 회기에 한 시간, 격주간 6번의 만남을 가진다. 한 번이나 세 차례로 끝나는 경우도 꽤 있다. 스폰서는 그 기간 내에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코칭 관계를 합의하고 신뢰 관계를 맺어야 고객과 파트너가 되어 학습과 성장의 길을 갈 수 있다.  어떻게 단시간에 관계의 기초인 신뢰를 쌓을 수 있을까? 그게 가능은 할까?


 가능하다. 신뢰관계란 서로 믿는 사이다. 손을 맞잡기 위해서 누군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는 것처럼, 코치가 먼저 고객을 믿는다. 코치가 고객을 진심으로 믿으면 고객도 코치를 믿게 된다.


 열쇠는 고객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관점은 행동을 만들고 행동이 결과를 만든다. 코치는 고객을 자기 삶의 전문가로 인정하고, 온전하고 자원이 풍부하며, 창의적인(resourceful, creative, whole) 존재로 본다(ICF).


 고객을 보는 관점이 코치의 행동을 결정한다. 원래 온전하니 고칠 것이 없다. 이미 자원이 풍부하고 창의적이니 답을 줄 필요가 없다. '무조건적인 긍정적 존중'이 가능하다.


 무조건적인 긍정적 존중이란 판단 없이 상대를 믿는 모습이다. 어떤 말과 행동도 수용하고, 그 밑에 깔린 긍정적 의도를 인정하고, 그 상황에서 그가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알아주는 거다.


 물론 세상 모든 사람을 무조건 긍정적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는 사기꾼, 도둑놈도 있다. 다만 내가 코치로서 만나는 사람을 대할 때 상대를 의심한다면,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 태도를 보이기 힘들다면 코칭하지 않는 것이 낫다. 


 누군가 나의 말, 행동, 감정, 신념, 욕구 등을 조건 없이 수용하고 존중해준다면 좀 더 편안하게 내면을 볼 수 있다. 자기를 믿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 확신을 하고 실행할 수 있다. 코치는 그저 고객이 자기 내부를 탐색하고 적절한 답을 찾아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된다.


 고객이 자기 삶의 전문가다. 누구보다 자기 문제에 대해 많이 알고 고민도 많이 한다.  코치는 고객을 위한 해결책을 찾으려 애쓰지 않는다. 그건 고객의 몫이다. 남들 보기에 부족한 답이라도 스스로 선택한 방법이 자신에게 의미 있다. 결국 자신이 잘되기를 가장 바라는 사람은 자신이지 않은가?


 코칭하려 힘쓰지 않는다. 고객이 원하는 주제를 택하고, 진행 과정도 고객과 함께 설계한다. 참여할 때 몰입한다.


 전문가 앞에서 아는 척하지 않는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할 때 자유가 찾아오고 시야는 넓어진다. 코치가 자신의 부족함을 오픈할 때 고객은 오히려 안심한다.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내도 됨을 알게 된다.


 골프 타수를 줄이는 주제로 코칭을 하게 되었다. 고객은 싱글 직전인데 계속 그 한계를 넘지 못해 답답하다고 했다. 골프공 한 번 때려본 적 없는 문외한인 나로서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코칭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 주제를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타수를 줄이는 것이 왜 중요한가요?

잘 치면 뭐가 좋죠?

지금까지 어떤 노력을 해 왔나요?

어떻게 단시간에 그런 수준까지 올라올 수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그렇게 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인가요?

싱글로 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뭘까요?

어떤 방법을 생각해 보셨어요? 그리고 또?

같은 고민을 하는 친구가 있다면 뭐라고 얘기해 줄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고객 스스로 답을 찾고, 에너지 높은 상태로 코칭을 마칠 수 있었다. 물론 그 고객이 앞으로 싱글이 되기 위해서는 트레이너의 도움, 많은 연습, 좋은 장비 등이 필요할 거다. 그것도 고객이 할 일이다. 코칭은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코치는 고객의 전문성과 가능성을 믿고 코칭을 시작한다. 고객의 모든 것을 무조건 긍정적으로 존중한다. 코치가 고객을 믿을 때 고객도 코치를 믿게 된다. 신뢰 관계가 맺어진다. 전문가를 전문가로 대우하니 전문가가 실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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