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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칭공학자 이한주 Aug 19. 2020

티치 백

TEACH-BACK


미국은 소송이 많은 나라다. 환자들이 의료기관에 제기하는 손해배상책임 관련 비용이 매년 60억 원이 넘는다. 워낙 소송비용이 높으니 의사들도 미연에 소송을 방지하는 자구책을 강구한다. 그중 하나가 티치백(teach-back)이다. 티치백은 상대가 나의 설명을 얼마나 잘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의사가 환자에게 복약법을 설명한 후 이렇게 말한다.

제가 잘 설명했는지 확인하고 싶은데요. 약을 어떻게 드실 건지 말씀해 보시겠어요?
오늘 댁에 가셔서 사모님께서 약 드시는 방법을 물어보시면 뭐라고 설명해 주시겠어요?
제가 설명해 드린 대로 이 기구를 지금 한 번 사용해 보세요.


   티치백을 활용하면서 주의 사항 몇 가지가 있다.

1. 이해의 책임이 설명자에게 있음을 강조한다.

2. 시험 보듯이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태도로 요청한다.

3. 눈을 맞추고 편안한 신체 언어를 사용한다.

4. 상대가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언어를 사용한다.

5. 닫힌 질문을 쓰지 않는다(알아들으셨죠? X).

6. 상대가 잘 이해하지 못함이 드러나면 친절히 다시 설명한다.

7. 보기 쉬운 설명서 등을 활용한다.

8. 상대가 자신의 언어로 이해한 바를 이야기하도록 독려한다.


   티치백은 의사전달의 일차적인 책임이 발신자에게 있음을 강조하는 효과적인 소통 방식이다. 의료 현장뿐 아니라 조직에서 중요한 업무를 전달할 때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자칫하면 상대가 '누굴 어린애 취급하냐?'라고 발끈할 수도 있기 때문에 상대가 잘 받아들일 수 있게 주의 깊게 활용해야 한다. 소통에 있어 오류가 있어서는 안 될 중대사에는 써볼 만하다. 실제로 해 보면 나의 의도가 얼마나 빈약하게 전달되는지 발견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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