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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칭공학자 이한주 Mar 18. 2021

인생에도 원리가 있다.

See-Do-Get 모델

삶에서 얻는 결과물은 과연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나는 어떻게 지금의 내가 되었을까? 인생은 어떻게 흘러가는가?



   자연계에는 만유인력의 법칙이나 열역학 법칙과 같은 물리 법칙이 있다. 인간사에도 원리가 있을까? 그 원리를 알면 얼마나 좋을까?



   인생의 원리라고 하는 많은 이론이 있다. 그중 하나가 See-Do-Get 모델이다. 관점이 행동을 만들고, 행동이 결과를 만든다. 그리고 결과는 다시 관점을 강화한다. 



   1980년대 이스라엘 군대, 한 심리학자가 훈련 교관들에게 신입 훈련병들의 잠재력 측정 결과를 전해준다. “이 소대 훈련병들의 평균 잠재력이 다른 훈련병들보다 눈에 띄게 뛰어나므로 그들이 놀라운 성취를 이루리라고 기대할 만하다.”



   일정 기간 훈련 후 훈련병들의 전문지식과 무기 숙련도를 평가하였다. 그 결과 잠재력이 높은 훈련병들이 다른 훈련병들보다 월등히 높은 성과를 거두었다. 이상할 게 없는 결과였다.



   이 이야기에는 반전이 있다. 애초부터 잠재력 측정 결과는 거짓말이었다. 훈련병 중 일부를 무작위로 뽑아 평균 잠재력이 높다고 한 것이다. 어떻게 무작위로 뽑힌 훈련병들이 다른 동료들보다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었을까?



   변수는 교관의 믿음이었다. 교관은 자기가 받은 정보가 거짓인 줄도 모르고 대상 훈련병들이 특별히 뛰어나다고 보았다(See). 교관은 기대를 품고 훈련병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열심히 지도하였다(Do). 훈련병이 실수하더라도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배움의 기회로 삼게 했다. 그 결과 훈련병은 자신 있게 실력을 쌓아 더 높은 성취를 이루었다(Get).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 도브 에덴의 심리학 실험. 애덤 그랜트 저 기브앤테이크에서 재인용)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피그말리온 효과, 기대 효과 또는 자기충족적 예언이라고 한다. 대상에 대한 믿음이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이다. 이 효과는 교육이나 약학 분야 등에서 실증적으로 검증되었다.  



   See-Do-Get 은 피그말리온 효과에 바탕을 둔 개념이다. 믿음이 행동을 일으키고 결과를 만든다는 단순하면서도 유용성이 높은 모델이다. 특히 인간관계에서 잘 들어맞는다.



   제조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나를 채용해 준 회장님은 대단한 분이었다. 우리나라 처음으로 인쇄회로기판 제조를 시작하여 사업을 확장하였다. 전자 산업 발전에 공로가 클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병원, 복지 시설, 대학 건물 등을 기부한 참 사업가였다.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분이었다. 


   어쩌다 회사에서 마주치면 친근하게 “이 군!”이라 불러 주셨다. 입사 5년 차로 맡은 분야의 전문가 흉내를 내고 있을 때쯤이었다. 복도에서 만난 회장님이 “이 박사!”라고 불러 주셨다. 주위에 누구 박사가 있는지 둘러봤지만 나밖에 없었다. 


   회장님이 이 군을 이 박사로 보자, 이 군이 이 박사가 되었다. 박사 호칭이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연구했다. 외국 기술 자료까지 독파하며 개발에 매진했다. 덕분에 우리나라 전자 기술 개발에 어느 정도 기여하였다고 자부할 수 있게 성장하였다. 


   현재 내 주위를 살펴보자. 직장 동료와의 관계, 우리 조직의 실적, 가족 분위기 등 모두가 나와 관련된 결과물이다. 현재 그 결과물이 내가 원하는 수준인지 생각해 보자.



   나를 둘러싼 결과물들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것들을 만든 나의 행동이 어떤 것이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그 행동은 또 어떤 믿음에서 나온 것인지가 중요하다.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앞으로 우리는 삶의 결과를 만드는 자신의 믿음과 행동을 검토할 거다. 더 나은 삶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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