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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칭공학자 이한주 Apr 22. 2021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

성장 마인드셋

회사를 시작하며 제일 어려운 점은 좋은 직원의 채용이었다. 유명하지도 않은 지방 회사에 업종도 제조업이니 흔히 말하는 좋은 스펙의 지원자는 없었다. 인력 사무소에서 데려오는 사람들을 쓸 수밖에 없었다.


  흔히 말하는 노가다 출신부터 모텔이나 식당 주방에서 일하던 친구들도 있었다. 중국 교포도 많았다. 사회생활 기본부터 가르쳐서 일을 시켜야 했다.


  정현 씨는 만화가 지망생이었다. 그림 그리는 것이 뜻대로 되지 않아 여러 일을 전전하다가 우리 회사에 자리 잡았다. 호리호리하고 날렵한 체구에 밝은 표정으로 사람들과 잘 어울렸다.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현장을 돌아다니며 지급 제품을 살피고 관리와 제조 사이를 연결할 역할이 필요했다. 제조팀 정현 씨가 잘할 것 같았다. 본인도 흔쾌히 새로운 업무에 도전했다.


  정현 씨의 업무 영역은 계속 넓어졌다. 전후 협력사에 가서 상황도 파악하고, 문서 보고도 해냈다.  나중에는 고객사 직원이 직접 정현 씨에게 제품을 챙겨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다양한 요구를 감당하며 성장했다.    


  연애도 잘해서 우리 회사 첫 사내 커플이 되었다. 덕분에 나도 주례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지금은 다른 큰 회사에서 관리자로 활약하고 있다. 그 회사가 기업공개를 하여 모르긴 몰라도 큰 이익을 얻었을 거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는 이야기가 있다. 처음부터 될 놈은 되고, 안 될 놈은 안 된다는 얘기다. 과연 그럴까?    


  인간의 타고난 천성과 재능보다 어떤 믿음을 가지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스탠퍼드 대학 캐럴 드웩 교수는 다양한 실험 연구를 통해 사람을 보는 두 가지 관점을 발견하고 제시했다. 고착 마인드셋(fixed mindset)과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이다.


  고착 마인드셋(fixed mindset)은 사람의 재능이나 가치가 처음부터 정해져 있다고 보는 관점이다. 떡잎이 좋으니 즉 성공할 사람이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식이다. 이미 미래가 결정되었으니 노력할 필요가 없다.


 반대로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은 모든 사람을 성장 잠재력이 있는 존재로 본다. 재능이 부족해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관점이다.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과정일 뿐이다.


  정현 씨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성장 마인드셋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현장 작업자였지만 복잡하고 어려운 일에 도전하는 용기와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증명했다.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다. 실수하고 일을 망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무언가 잘할 수 있는 가능성의 존재다. 부족한 과거도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쇠락해가던 마이크로소프트의 3대 CEO가 된 사티어 나델라는 직원들에게 성과를 요구하지 않았다. 그 대신 끊임없이 성장 마인드셋을 강조했다. 직원들은 그 믿음을 시총 1위 탈환으로 보답했다.   



  리더가 성장 마인드셋으로 구성원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떡잎이 없다고 탓하기 전에 떡잎의 잠재력을 믿고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자. 참고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이 열매를 얻는다.


  나는 어떤 관점으로 구성원을 바라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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