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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칭공학자 이한주 Nov 09. 2021

약함이 강함된다는 것

김인중 목사님 


십수 년 전에 다니던 안산동산교회 김인중 목사님은 특이한 분이셨다. 출석 교인 2만 명의 대형 교회 담임 목사로서 지역에 학교도 세우며 존경받는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목을 높이 들고 다니거나 거드름을 피우는 일이 없었다. 


 그 교회 성도라면 누구나 목사님이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알코올 중독 아버지 밑에서 어렵게 살았던 것을 안다. 심지어 목사님은 어린 시절부터 담배 피우고, 술 먹고, 도둑질하고, 도박했다는 부끄러운 과거도 자주 말씀하셨다. 처음 그 이야기를 들을 때는 충격이었지만 그다음부터는 목사님이 더 가깝게 느껴졌다. 


 자랑하지 못할 일을 자랑한 목사님이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아마 현재 자신의 모습이 자신이 잘나서 이룬 성취가 아니라, 하늘의 은혜임을 강조하기 위함이었음이라 생각한다. 그것에 더하여 목사님이 얻은 것은 본인의 ‘자유’와 성도의 ‘존경’이었다. 그에게는 진정 약함이 강함이었다. 


김인중 목사님 부부 from 안산동산교회 홈페이지


 누구에게나 숨기고 싶고, 부끄러운 과거가 있다. 그것을 계속 감추려 한다면 회피해야 할 것도 많고 때로 거짓말도 해야 한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불러 점점 커지고 복잡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서 자유를 잃는다. 스스로 만든 감옥에 갇히게 된다. 


 부끄럽고 어렵더라도 자신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면 그다음 오는 것이 자유다. 숨기고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자유라는 선물을 얻는다. 자유를 얻은 사람은 마음 편하게 더 넓게 행동할 수 있다.


 성도들은 목사님을 신뢰하고 존경한다.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진솔한 말씀과 행동을 하시기 때문이다. 그런 부끄러움도 오픈할 사람이라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 모두의 내면에 있는 수치심을 공유한 그분을 더 친밀하게 느낀다. 




 코치로서 강사로서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 전문가로서 처음 만난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포함한 신뢰도(credibility)와 함께 호감을 느끼게 하는 접근성(accessibility)이 중요하다. 전문성은 나의 지식, 자격, 경력에서 나온다. 접근성은 부족한 자신을 편안하게 오픈할 수 있는 여유와 용기로부터 나온다. 


  더 멋진 것, 더 강한 것이 살아남는다고 강요하는 세상이다. 그 압박 속에서 자신의 취약함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 용기 덕분에 성장이 일어나고 진정한 관계가 형성된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어차피 우리는 완벽한 존재가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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