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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칭공학자 이한주 Nov 24. 2021

그 거시기가 뭐시기? - 코칭 리더의 소통법

적극적 경청


“이번 황산벌 전투에서 우리는 뭐시기할 때까지 갑옷을 거시기한다!”

신라군과 대치한 계백이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린다. 첩자가 이를 그대로 보고했지만, 신라 측은 도무지 해석할 수 없어서 혼란에 빠진다.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 영화 황산벌의 한 장면이다. 조금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 백제군들끼리는 그 거시기가 뭐시기인지 통한다는 설정이었지만 과연 그럴까? 전투 중이라면 백 명 중 한 명 잘못 알아들어도 작전 실패다.


의사소통이란 발신자의 내적 상태를 수신자와 주고받는 행위다. 언어 자체에 한계가 있고, 전달 과정에서 왜곡, 생략, 일반화가 일어난다. 수신자도 자신의 인식 체계에 맞춰 메시지를 해석하므로 원래 의도는 전혀 다른 것이 되기에 십상이다. 그래서 의사소통은 원래 안 되는 게 정상이다.


그 힘든 의사소통의 정확도를 높여주는 방법이 있다. ‘적극적 경청’이다. 경청이 ‘상대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열심히 듣는 것’이라면, 적극적 경청은 ‘상대를 경청하고, 이해한 내용을 말로 확인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한 팀장이 상사로부터 지시를 받았는데 도무지 명확하지가 않았다. 다시 묻기가 눈치 보여 일단 나와서 생각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팀원들에게 A, B, C 업무를 시켰다. 팀원들이 며칠 동안 고생해서 만든 자료를 상사에게 보고했지만, 상사가 원한 것이 아니었다.


피터 드러커는 조직에서 일어나는 문제의 60%가량이 의사소통에서 기인한다고 했다. 의사소통으로 생기는 문제를 방지하고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해한 것을 상대에게 확인하는 것이다. “상무님, A 업무를 하면 되겠습니까?”라고 묻기만 했어도 애꿎은 팀원들 생고생시키는 일은 없었을 거다.  이것이 적극적 경청이다.


말처럼 쉽지는 않다. 우리는 남의 말을 듣기보다는 자기 말을 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듣는 척하면서 속으로 할 말을 준비하곤 한다. 하지만 의식적으로 노력하면 못할 일도 아니다. 일단 상대가 한 말을 요약정리해 주는 버릇을 들이자.


적극적으로 경청하면 좋은 점이 많다. 의사소통이 명확해진다. 오해가 줄어들기 때문에 일의 효율이 높아진다. 상대방은 존중받는 느낌이 들고 신뢰가 쌓인다. 경청하지 않았다면 알 수 없었을 정보를 얻는다.


많은 리더가 너무 바빠서 들어줄 시간이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1시간 회의하는 동안 40분을 혼자 떠든다. 자신의 말을 줄이면 시간이 확보된다. 사람들은 자기 의견을 개진하며 생각이 정리되고 주도성이 생긴다.


적극적으로 듣고 확인하자. 나도 내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좋다. 내게 귀 기울여 준다는 것이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것으로 느껴진다. 조직에는 구성원의 말을 들어줄 리더가, 가정에는 가족의 이야기를 들어줄 어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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