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빛을 넘어보고자 아등바등
소란스러운 소음이 없는 어느 날 산자락의 밤이었다.
하루 끝 기도에서 깨어날 때 즈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흑색 창문에서 정체 모를 작은 빛이 기웃거렸다.
저건 무엇일까 유리창에 반사된 조명불인가
서둘러 방을 잠재워보았다.
방 불을 다 끈 사이 기웃거리던 작은 빛은 어느새 하늘 정 중앙에 온전한 모습으로 차올랐다.
달이었다 그것도 아주 하얗고 밝은 달.
유난히 빛 번짐이 심했던 탓에 더 크고 밝았다.
설마 보름달일까
뚜렷한 모양이 궁금해 얼굴에 있는 모든 힘을 미간에 쏟았다.
금세 못난 표정이 되어버렸지만, 그 순간만큼은 보름달인지, 아닌지 알아내고자 하는 의지가 달아올랐다.
어느 달이든 상관은 없었겠다만, 보름달이면 더 좋지 않은가
이왕 달빛을 쬐는 거면, 더 반갑게 쬘 수 있으니
항상 떠 있는 저 광명체에 지금 아니면, 또 언제 간절함을 가져볼까 하면서 나름대로 달무리를 넘어보려 했다.
그날 밤만큼은 누런 빛깔의 램프도 의존치 않고 싶었다.
오로지 저 존재를 위해서
나와 저를 가로막는 모든 빛들을 넘어보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