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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냥 Jan 06. 2020

아픔의 시작

그 당시에는 몰랐던, 우리의 긴 여정의 trigger

<2019.01.10>


막둥이는 결국 열에 들떠서 새벽에 집으로 넘어왔다. 울 애기 어쩌나. 나도 어쩌나. 왜 또 아픈 걸까나.


지금 깨워서 병원에 가야 하는데, 밤새 잠 못 잔 애기랑 어머니를 어찌 깨우나.

회사를 가긴 가야 하는데...





<2019.01.11>


둘째로 태어나 무난한 성격으로 늘 뒷전이던 내 막둥이. 

그걸 알아서 그런가. 조용히 지내다가도 한 번씩 빵빵 터트려주시는 내 아가. 


우리 애기. 

내 이쁜이. 

내 강아지. 

내 똥 고양이.


우리 주말이 지나기 전까지 잘 이겨내 보자. 막둥아 힘내라!!






<2019.01.12>


- 1인실 입원, 하루 30만원. (2인실은 법정감염병만 이용 가능 / 구내염은 해당 없음)

- 다인실은 보호자 동의하에 모든 질환 수용해야 함 

- 1인실 대기자 5인 이상, 다인실 이동 혹은 퇴원도 가능

- 현재 막둥이는 면역제로. 식사도 불가한 상황

- 3박 4일 입원 예정 

- 실비보험 하루 지원비 (예상)

: 상급병실 하루 최대 10만원, 하루 입원담보 2만원 

  = 1일당 12만원 


- 보호자 식사 없음 (아이 꺼로 대충)

- 비타민, 항바이러스제 주사 추가

- 엑스레이, 피검사

- 의사, 간호사마다 아이 입술보고 놀람

- 최초 발열 지난주 일요일, 추가 발열 수요일

- 체온 : 39.3

- 6시간 간격으로 발열 진행 중


돈 없는 애미는 아픈 자식새끼를 제쳐두고 120만원이라는 숫자 앞에서 엉엉 울고 싶다. 늘 너희에게 죄만 짓고 사는구나.. 미안해... 






< 2019.01.14 >


(오전)

퇴원이다. 1인실 입원비가 속 쓰리지만 편하게 만 3일간 병원생활을 했다. 

이제 울 애기 다시 피둥피둥 살찌워야지! 입술 딱지 저거 언제 없애지 ㅠㅠ

일주일간의 입술 변화.. 반시계 방향으로 봐야 함



(오후)

아니 어떻게 이렇게까지 쉼 없이 아이들이 아플 수가 있는 걸까? 오늘 막 작은아이를 데리고 퇴원했는데.. 밤부터 큰아이가 똑같은 루트로 발열을 보이고 있다. 


아랫입술이 붓고, 고열을 동반한 손 발바닥 수포. 선생님이 옳았다. 헤르페스가 아니었어. 수족구, 구내염이 맞았던 거다. 이 한겨울에 수족구라니!!  


하아.. 연초부터 너무 힘들다.. 닷새를 꼬박 굶은 우리 막둥이가 쌀미음 먹기 시작해서 너무 행복했는데 큰둥이까지 연달아 아프니 진심 멘붕이다. 



원래 2월 예정이었던 육아휴직은 사측의 배려로 1월로 앞당겨졌다. 15일까지 실적이나 근태 마감이고, 14일 기준으로 총 5일간 19년도의 연차를 쓴 것으로 계산되니까. 급여 계산하기 편할 것 같다. 6개월간의 육아휴직을 무사히 끝내고 나 다시 복직할 수는 있을까? 괜찮을까? 


큰아이는 막둥이처럼 고생시키지 말아야겠다. 일하는 엄마 때문에 인천과 부천을 쉼 없이 오가고, 여기저기 병원을 전전했던 가여운 내 아들. 이제 쭉~ 쉬니까 두 녀석 데리고 얼마든지, 걱정 없이 대학병원이든 어디든 가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좋은 것만 생각하고 싶은데 나름 생계형 맞벌이 었기에 걱정부터 앞선다. 그러나 잊지 말자. 지난 3년간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버텨줘서 무탈하게 일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어떤 상황에서도 묵묵히 근무하는 남편과 건강한 아이들을 향한 감사의 마음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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