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05. 수평, 어렵네

소진되다.

by 김하녹 Ha Nok Kim



수평을 맞추는 일은 늘 어렵다.
전시를 위해 작품을 설치할 때도,

일상을 살아갈 때도 마찬가지다.
조금만 비뚤어져도 금세 눈에 띄고,

기울어져 중심이 흔들린다.

나는 그저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젓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어느새 과하게 힘을 주고 있었다.
무리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일과 휴식 사이에서 균형을 잃은 채 흘러가고 있었다.

너무 몰두하거나,

아예 손을 놓아버리거나.
극단 사이를 오가며,

‘중도’란 대체 무엇일까 자주 생각했다.
하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다.

숨이 차오를 때면,
나는 늘 바다를 떠올렸다.
탁 트인 풍경, 일렁이는 파도,

저 멀리 희미하게 떠 있는 수평선.


'아, 바다에 가고 싶다.'

무거운 짐은 잠시 내려놓고,
모래사장 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상상을 해본다.
햇살에 골고루 익은 모래는 따뜻하고,
짭짤한 바닷바람은 어깨 위의 긴장을 쓸어내린다.

바다의 고동 소리를 듣는 순간이 참 오랜만이다.
수평선 너머를 바라보며,
파도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면
어지럽던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는다.

하늘이 참 푸르다.
바다와 하늘이 꼭 하나인 것처럼,
내 마음도 서서히 고요해진다.


중심을 잃을 때마다,

꺼내어보는 바다를 그리며.

또 그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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