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소동

두서없이 적는 글

by 김하녹 Ha Nok Kim


밤산책길,

무겁게 턱턱 얹히는 숨을,

여름밤공기에 실어 가쁘게 내뱉었다.


한낮의 열기가 사그라들고,

녹빛 여름향이 내려앉은 아스팔트 바닥에서는,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초록빛 향이 풍겼다.


타박타박.

터벅터벅.


잘 가고 있는 걸까.

잘 해온 걸까.

망치고 싶어.

망쳐도 괜찮고 싶어.

그렇지만 잘 해내고 싶어.


여름 바람은 청명한데,

마음은 어지럽고,

얼기설기 얽힌 욕망은 똬리를 틀고

새된 소리를 쉭쉭 내었다.


수많은 레이어에 뒤덮인 채 살아간다.

내 진짜 욕망을,

깊은 곳에서 끊임없이 속삭이는 목소리를

애써 외면한 채.


너무 많은 것에 가려져 있는 마음은,

한 여름 더위를 먹고 중심을 잃은 채 비틀거릴 뿐.


어떠한 막에도 가려지지 않은,

날것의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거칠고 모나지만,

울퉁불퉁한 채로 빛나는 모습을.


아, 오늘도 너무나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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