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고백
재미있는 글을 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재미가 없으면 뜻이라도 소신껏 밀어붙여야 할 텐데, 이도 저도 아닌 밍밍한 글을 쓰는 것 같습니다.
글을 쓰고 세상에 내어놓을 때마다,
저는 연필심처럼 깎이고 깎여 자꾸만 작아집니다.
언제였을까요, 자고로 작가는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는 혹자의 말에 가슴이 따끔따끔 아팠습니다.
나는 잘 그리는 작가인가? 잘 그린다는 게 뭘까?
AI가 뚝딱 그림과 글을 만들어내는 시대에, 제 자리는 어디쯤 있는지 곰곰 짚어보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저만이 할 수 있는 게 있을까요?
이불 몇 번 차고 다시 지울 수도 있는 글이지만,
지금 가장 하고 싶은 말을 왈칵 뱉어봅니다.
김하녹, <부유> , 2025 , 디지털 매트 페인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