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공간이 주는 영향은 크다. 크고 작은 공간부터 트여있고 폐쇄된 공간까지, 다양한 공간이 나의 생산성을 좌우한다. 어렸을 적에는 폐쇄된 공간을 좋아했다. 벽으로 둘러싸인, 내 취향의 것들로 꾸며진 방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았다. 레고를 만들고 책을 읽고, 재미난 상상을 하는 어린 시절의 나를 기억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러한 공간을 좋아했던 이유는 소유와 관련되어있지 않을까 추측한다. 나는 나의 것을 잃어버려 느끼게 되는 감정을 싫어했다. 그것은 집착이며 애정과도 관련이 있었다. 집착하면 내 것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았고, 물건에 대한 애정이 과도해 건드리기만 해도 부정적인 감정이 떠올랐다. 나를 위해 사준 것이라는 의미조차 잃어버리고 소유에 대한 욕심이 가득했음을 이제는 고백할 수 있다.
어느 순간부터 개방된 공간에서 작업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햇빛이 들고 주변 환경이 보이는 카페에서 나의 이야기를 써내려 가거나, 고민이 필요한 일에 시간을 쏟는 것에 살아있음을 느낀다. 유리창 너머로 걸어 다니는 사람들을 볼 때면, 다른 이들의 일상 속에 내가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방 안에서는 찾을 수 없던 인사이트를 외부에서 가져오면 그것을 정리해 기록하고, 필요한 때에 사용한다. 이러한 루틴은 생산적이고 능률이 올라간다는 생각이 든다. 왜 개방된 공간에서 효율이 증가하는지를 물어본다면, 나는 자신 있게 예전에 가지고 있던 소유욕을 많이 덜어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에게 존재했던, 소유에 대한 과한 욕심을 천천히 덜어낼 수 있었던 계기는 캐나다라는 나라에 있다.
캐나다의 대자연 앞에서 보통의 사람들과 같이 겸손해진 나는 공간의 의미를 재해석했다. 광활한 숲을 바라보며 내가 소유하고 있던 것들은 너무 과하지 않은지 회의감이 들었다. 내가 가진 것에 미련을 어느 정도 버리고 난 후 내가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정리였다. 내게 꼭 필요한 것들을 추려내고, 필요하지 않은 것들에 순위를 매겨 버리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집이라는 공간에서도 꽤나 건설적인 작업들을 할 수 있었다. 비우고 채우는 순환을 지켜나가는데 에너지가 들었지만, 그것은 가치가 있는 일이었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데 도움을 주었다. 캐나다에서의 많고 다양한 경험이 있은 후, 나는 세컨드핸즈샵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꼭 새것일 필요가 없는 물품은 중고로 해결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나름의 도전은 오랫동안 지켜오던 경제적 관점을 변화시켜 주었다.
공간의 변화는 소비의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나의 경우, 정돈되고 트인 공간에 머무를수록 물질적 소유욕이 줄어들었다. 줄어든 물질적 소유욕은 적은 소비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쌓인 현금은 가치 있는 곳의 투자로 이어졌다. 예전의, 자유분방함이 느껴고 갇힌 공간에서는 연구와 분석 작업이 주로 이루어졌고, 창조적인 결과물은 만들어내기 어려웠다. 당시에 나는 채워지지 않는 갈증에 끊임없이 소비했고 결국 악순환을 가져왔다. 공간의 중요성을 빠르게 인지할수록 삶의 방향성과 성장이 달라짐을 이러한 부분에서 피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