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실 하나만은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가장 관심있었던 것에 대해서

너의 하루가 어땠는지 듣는 건 

내 삶의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너는 내가 그저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겠지만, 

나는 그만큼 너에게 

충분한 관심을 가진 사람이었다. 

힘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저 항상 곁에 있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던 거니까. 

오랜 기간은 아니었어도 

내가 항상 옆에 있었다는 사실만은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 

언젠가 너의 모든 일상을 

사랑했던 사람이 있었다고. 

박한평 에세이

<허공에 흩어진 이별의 기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