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쳐버린 것들에 대해서
우리의 관계를
누가 이렇게 만든 건지
잘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좋았던 기억을
누가 망쳐놓은 것인지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
아름다웠던 추억을
꺼내놓을 수조차 없도록
찢어버린 게 누군지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확신에 찬 약속을
허무한 거짓말로 바꿔버린 게
누구의 잘못인지
깨달았으면 좋겠다.
그 정도로 미안할 일이면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였다.
이렇게 용서마저도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어 버리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도대체.
박한평 에세이
<허공에 흩어진 이별의 기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