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배려에 대해서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너를 사랑하는 것과
연애를 다시 시작하는 것.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다.
너는 외면하는 것과
너를 잊는 것.
내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면
죄책감에 시달리는 너도 힘들고,
나는 또 한번 다칠 게 분명하기 때문에.
나는 아직도 이렇게
잊지도 지우지도 못하는
멍청한 상황에 갇혀있다.
나는 여전히 이렇게
정리하지도 버리지도 못하는
답답한 상황에 놓여있다.
지독할 만큼 사랑하지만
여기서 멈춰야 하는 걸
아는 사람은 이렇게 처절하다.
마음을 억지로 멈추는 일은
이렇게나 어려운 일이다.
이게 너를 향한
마지막 배려이기도 하고.
박한평 에세이
<허공에 흩어진 이별의 기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