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없는 나의 모습에 대해서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르다.
이별을 대하는 태도가 그렇다.
떠나간 당신에 대한
나의 마음 상태가 그렇다.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나 혼자 버려졌다는 생각을 벗어던지고,
이제는 내가 너를 버리려고 한다.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거겠지.
접착력이 떨어진 반창고를
억지로 올려두어도 붙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 없이도 이제 나는
온전히 나로 존재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박한평 에세이
<허공에 흩어진 이별의 기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