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기다리던 봄에 대해서
어느덧 봄을 맞이한 너와 다르게
나의 겨울은 끝이 보이질 않아.
창문 밖은 벌써 따뜻한데
나의 겨울은 여전히 너무 길다.
너와 나 사이의 벌어진 시간의 간격만큼
비교의 의미가 없을 정도로 심해진 온도차.
얼어붙은 것들이
녹기도 전에 부서져버린 마음.
온기를 나누던 사람은 사라지고
싸늘하게 식어버린 몸을
나 혼자 끌어안고 잠드는 오늘.
네가 지금 맞이한 그 봄은
함께 맞이하고 싶었던
꿈과 같은 것이었어.
너로 가득한 봄이라는 꿈.
박한평 에세이
<허공에 흩어진 이별의 기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