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덧나는 상처에 대해서
너도 알잖아.
우리가 서로에게
너무 깊이 들어왔다는 거.
없었던 일로 하기는
쉽지 않을 거야.
처음에는 너를 욕해보기도 하고,
원망도 많이 했었어.
그런데 나 혼자 받은 상처여서
누굴 탓할 수도 없더라.
그래서 더 쓸쓸하고.
상처를 잘 덮어주고
약도 발라줘야 하는데,
계속 방치하면서 덧나게 하니까
잘 아물지도 않아.
아마 이 과정이
한동안은 계속되지 않을까.
너라는 흉터가 남을 때까지.
박한평 에세이
<허공에 흩어진 이별의 기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