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한평 Apr 09. 2018

그때의 나는 이제 없다

감당하지 못할 것들에 대해서

미안하지만

그때의 나는 이제 없다. 


우리 이야기가 적힌 

책을 덮는 순간, 

나도 그 안에 모든 걸 넣어두었다.

그때의 너, 네 옆의 나, 

사랑했던 우리. 


이제는 없다. 


빈자리에 옅게 남아있는 온기만이 

이곳에서 누군가 뜨겁게 사랑했다는 걸 

이야기하고 있을 뿐. 


애써 닫아둔 것들을 

끄집어 내는 행동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쏟아진 걸 감당해낼 자신이 없으면서 

기웃거리지 말라는 것이다. 


차갑고, 냉정한.. 

무책임은 한 번으로 족하다. 


나도 이제 그만하려고. 


박한평 에세이

<허공에 흩어진 이별의 기록> 중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너에게 그렇게 기억이 되기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