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쌓아올린 것들에 대해서
너는 나에게
그만큼 강렬했다.
살아오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다른 모든 것들을 순식간에
상대화해버릴 만큼.
그런 네가 없이 만들어 낸 것들이
나에게 무슨 의미를 가질까.
함께 꿈꾸었던 것들을
혼자 이룬 게 어떤 가치를 지닐까.
너를 잃고 쌓아올린 것들이
나에게 어떤 만족을 줄 수 있을까.
정작 중요한 걸 잃어버린 나는
어떤 행복을 꿈꾸고 있는 걸까.
가장 중요했던 네가 없는데.
박한평 에세이
<허공에 흩어진 이별의 기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