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찾아오는 시간에 대해
네 생각에 잠겼다가
정신을 차리니 벌써 새벽이야.
그렇게 새벽이 되니까
또 네 생각에 빠져드는 거지.
새벽이 문제야 항상.
그 시간이 오기 전에 잠들려고
그렇게 애를 쓰는데도
어김없이 찾아오더라고.
항상 말썽이야.
모든 게 가장 높은 수준으로
증폭되는 그 시간대가 말이야.
평소엔 눈에 띄지도 않을
오글거리는 글귀들이..
유일한 친구가 되어주는 문장이라고
느끼는 그 시간대가 말이야.
한 번은 좀 괜찮다가
한 번은 진짜 힘들다가 그러네.
내일은 좀 일찍 자보려고.
네 생각이 덜 나게.
박한평 에세이
<허공에 흩어진 이별의 기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