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 히끗히끗배만 불룩! 누구... 세요?
내게는 참 쉽지 않은 사람이었었는데
내게는 참 멀기만 한 사랑이었었는데
어쩜 그녀는 한번에 사로잡았을까
물론 상황과 형편이
이렇게까지 최악일 수 있을까싶게
엉망진창 개엉망이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왜 그다지도
불운한 사랑이었었는지 모르겠다
지금 그녀는 잘해줄까?
흰머리 히끗히끗
배만 불룩
예전에 보기만해도 다리에 힘이 풀리고
가슴이 너무 설레여 그대로 심장이 멎을 것 같던
그 사람은 대체 어디로 갔담?
갑자기 살짝 시큰하다.
그 시절의 내가 떠올라 안쓰럽기도 하고
지금의 내가 너무 덤덤해서 섭섭하기도 하고
... 만감이 교차한다는 게 이런 기분이겠지?
아저씨가 되어 버린 그
갓난아이를 키우느라 피곤에 찌든 그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그를 보며
혹시 나도 그래보일까 염려되어 거울을 보니...
다행이다.
나는 그러하지는 않은 것 같다.
다행히도 세월을 살짝 빗나가고 있는 것 같은
근거없는 자신감이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서도
그립다. 그때의 내가...
다시 돌아간다면 좀 더 현명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아닐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내가 참 좋다.
지금의 이 상황, 지금의 이 상태가 너무 좋다.
더없이 좋다. 그래서 행복하다.
행복을 찾는 이유는 참 다양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