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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량한양 Sep 05. 2019

혼자 썸을 탄다는 것은

참으로 빌어먹을 것이라 사려된다


대단히 부끄러운 일이다. 남사스러운 일이다. 홀딱 벗겨져 거리에 내몰린 기분이랄까?


분명히 함께였다고 생각했었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확률 낮은 싸움을 해야하는 것인지. 이제는 정말 지긋지긋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암 쉼 없이 타고자 노력한다니. 이 모양새 또한 너무나도 우스워서 자괴감에 빠진다. 


어쩜 나는 얻어걸리는 것도 하나 없냐. 참으로 한심할지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우주의 기운이 모두 보기 좋게 연애만 빗겨가나보다. 다른 것들은 모두 잘 되고 있으니 (사실 기대한 것보다 더 잘 되고 있으니) 연애 하나만은 포기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가도 문득문득 치받쳐오른다. 감정이...


자기계발, 자아성찰... 다 때려치고 연애하고 싶은데. 아이씨, 쫒는 것은 도망가기 급급하고 그닥 원하지 않는 것은 리드하고 있으니. 세상살이 참 심심치 않아 좋다.







현실적인 문제도 문제였지만, 내내 마음에 걸리는 게 한 두가지가 아니였지만. 그래도 좋았었나? 보다... 어쩌면 지난 옛 사랑들처럼 꼭 그 사람이 아니였어도 좋았을지 모른다. 


그냥 문득, 시시때때로, 사랑이 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늘 정신 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살고 있고, 누가 만나자고 하면 스케줄을 들춰봐야할만큼 바쁜데. 그 바쁨의 이유가 외로움이 아닐까 싶은 바보같은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혼자있고 싶지 않아서 자꾸만 일을 만드는 것은 아닌지...


얼마 전 만난 지인이 하는 말에 따르면. 쉬지 않기 위해 자꾸만 일을 만드는 것 같다고. 일을 하나 끝내면 좀 쉴 줄 알아야한다고. 쉬어야 또 다른 일을 할 때 잘 할 수 있다고. 그리 말하니 또 그런 것 같다. 


어쩌면 나의 무의식의 세계에서는 좀 쉬자고, 그만 하자고, 아우성을 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가을이 오고 있다. 그 빌어먹을 가을이 어김없이 또 오고있다. 올 가을에는 사랑 좀 해보려나.

그냥 또 일이나 벌리며 일 마무리하는 재미에나 빠져있어야하나...


썸, 안 타고 싶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모호한 관계. 개나 줘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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