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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단편만화상

1월에 쓴걸 4월에 급하게 마무리

by 상준

벌써 2024년이 지나가고 2025년이 온 시점에서, 정말 통탄스럽다. 나는 이뤄놓은 게 하나도 없는데 다른 사람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일은 언제 겪어도 참 고통스러운 것 같다. 사실 이는 우리 모두가 느끼는 공통적인 감정이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 고통스러운 감정은 어떻게 만화로 풀어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2024년 최고의 단편만화상을 이 만화에 주려고 한다. 후보는 올해 내가 본 만화들이고, 수상 기준도 내 마음이다. 그 만화는 바로 <6년째의 우라시마 타로>이다. 올해 사계상 대상을 받은 이 만화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https://comic-days.com/episode/2550689798785618132


<6년째의 우라시마 타로>는 왜 대단한가? 먼저 이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만화와 영화의 차이를 다시 되짚어 보고자 한다. 이번에 내가 단편영화를 만들면서 생각하는데, 영화는 끊임없이 현실과 소통해야 한다. 그러니까 <보이후드>마냥 몇 년동안 찍을게 아닌 이상에야, <6년쨰의 우라시마 타로>처럼 주인공은 콜드 슬립을 하는 중에 다른 인물들의 나이가 늙는 것을 찍는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하고 싶은 말은 영화가 아니라 만화에서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다. <타코피의 원죄>를 생각해보면, 이야기 전체는 타코피라는 작은 외계인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그리고 이건 만화라 가능하다. 만화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타코피의 '원죄'가 성립한다. 애초에 만화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이야기였다는 것이다.


<6년째의 우라시마 타로> 역시 만화였기 때문에 살릴 수 있었던 이야기 중에 하나이다. 그리고 이 sf스러운 설정은 이상하게도 우리 모두가 느낀 보편적인 감정을 전달해준다. 참 신기한 일이다.


나는 이런 즐거운 경험을 모두와 나누고, 좀 더 이 만화를 분석해보고 싶지만 더 쓰기 귀찮기 때문에 여러분들도 이 만화를 읽으면서 나와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구글에 잘 검색해보면 디씨에 번역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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