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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ver Feb 02. 2020

[김한강의 허영] 그래도, 키엘

돈이 아무리 없어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내 허영심의 8할은 우리 엄마 탓이다. 나의 왠지 모를 로드샵 불신도 엄마의 영향이 크다. 고등학교에 올라오며 첫사랑의 발열로 끙끙될 때 엄마는 나를 데리고 키엘 매장으로 향했다. 붉은 여드름이 듬성듬성 나있는 얼굴. 그 얼굴 위로 비비크림도 발라보았지만 결국은 '기초'라는 엄마의 철칙.



첫사랑의 시행착오는 지독하다. 비비크림을 너무 바른 탓에 세수를 다시 하기 일수고. 직접 구운 브라우니 위에 이니셜을 새겨 가져다준 적도 있다. 풋풋하기보단 처량한 첫사랑이다. 무튼 그렇게 향한 키엘 매장에서 내가 받아온 건 '키엘 카렌듈라 허벌 엑스트렉트 토너'. 황갈색 토너다. 용량은 250ml와 500ml 대용량이 있다. 가격은 500ml에 102,000원.


결국 엄마의 결정은 나를 키엘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했다. 마치 신용카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첫사랑의 열병의 지독했던 만큼 그때의 구원자 '키엘 카렌듈라 허벌 엑스트렉트 토너'는 내 평생의 동반자가 되었으니 말이다. 3, 4개월에 한 번씩 돌아오는 102,000원의 굴레.


키엘 카렌듈라 허벌 엑스트렉트 토너 250ml와 500ml로 구성


키엘 매장에 들어서면 약사 가운을 입고 있는 직원들이 게스트를 응대한다. 실제 뉴욕 조제 약국에서 시작한 키엘은 약사 존 키엘이 만든 브랜드다. 마치 해리포터 약초방 같기도 하다. 키엘의 대표 제품군은 수분크림인 '울트라 훼이셜 크림'. 내 피부와는 맞지 않아서 사용하지 않는다. 건성 피부에 어울리는 제품.


울트라 훼이셜 크림 50ml 4만 원 / 125ml는 7만 8천 원


우리 엄마가 쓰는 제품으로는 '아미노 에쉬드 샴푸', '끄렘 드 꼬르' 바디로션, '클리어리 코렉티브 다크 스팟 솔루션' 에센스가 있다. 내가 쓰는 제품으로는 '울트라 라이트 데일리 크림' 선크림과 '카렌듈라 허벌 엑스트렉트 토너'. 토너는 피부 진정에 탁월하다. 냉장고에 넣고 사용한다. 선크림은 피부톤을 한층 개선해준다. 답답하지 않고, 백탁 현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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