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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ver May 06. 2020

[뉴미디어냥] 넷플릭스 다큐 타이거킹이 돈을 버는 방법

다시 말하지만 언론사에게 다큐는 희망이다

허프포스트 코리아 시니어 비디오 에디터입니다. 닷페이스 프로듀서로 뉴미디어 생태계에 발을 들였습니다.


코로나 시국에 OTT 플랫폼의 주가가 올랐다. 전 세계적으로 OTT 이용자가 증가하고, 시청시간도 크게 높아졌다. 넷플릭스의 고향 미국에선 사회적 현상이 만들어지기까지 했는데 그게 바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타이거 킹> 때문. 코로나 시국에 사전 제작해 놓은 다큐 <팬더믹>을 풀며 비난도 받았던 넷플릭스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히트를 쳐버린 것. 미국에서 정말 센세이션이었다. 50억 분 이상의 시청시간을 기록하기도 했고, 넷플릭스에서 몰아보기 1위 콘텐츠라는 타이틀을 차지했다. 실로 어마어마한 기록이다. 



일곱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다큐멘터리는 놀라울 따름이다. 호랑이, 사자 같은 맹수들을 사육하는 동물원을 운영하는 조 익소딕을(exotic:은 희귀하다는 뜻으로 자기 성을 exotic animal에서 따와 바꿔버렸다)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 다큐멘터리 장르는 범죄 미스터리물에 가까운데 여러 가지 사건과 캐릭터가 얽혀 거대한 드라마로 확장된다. 



그렇다면 이렇게 성공한 다큐멘터리는 어떻게 돈을 벌게 되는 것일까? 우선 미니 시리즈 드라마로 제작된다. 주연은 니콜라스 케이지가 맡기로 결정됐다. 드라마 또한 다큐를 제작했던 CBS Television Studio에서 제작하며 CBS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사업은 굿즈 제작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데 이미 미국에서는 조 익소딕과 관련된 굿즈가 엄청나게 팔리고 있다. CJ에서도 <기생충>의 성공 이후 굿즈를 엄청나게 팔아치우고 있지 않나.



사실 비슷한 사례가 한국에도 있긴 하다. KBS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영화로도 개봉됐던 <땐뽀걸즈>는 드라마화가 되기도 했는데 아쉽게도 성공적인 비즈니스로 연결된 케이스는 아니다. 영화는 7000명가량의 관객수를 동원했고, 드라마 시청률은 2.5%대로 종영됐다. 사실 KBS(자본력, 인력, 제작사와 송출권을 가지고 있는)였기 때문에 가능한 시나리오인데, 방법론적으로는 좋은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이와 비슷한 국내 사례로는 '팩트스토리' 이야기를 할 수 있다. 한겨레 기자 출신 고나무씨가 대표로 있는 팩트스토리는 '실화 소재 웹소설, 웹툰을 다루는 논픽션 전문 기획사'라고 소개할 수 있는 곳이다. 고나무씨는 한겨레 토요판에서 '지존파 납치 생존자의 증언'을 연재한 기자다. 팩트스토리는 콘텐츠의 원소스가 될 이야기를 취재, 발굴하는 것을 주력하며 이를 소설, 웹툰, 영화, 드라마로 유통할 목표를 두고 있다. 아래 씨네21 인터뷰에서 확인해 볼 수 있듯, 국내외에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는 영화가 많기 때문에 사업 확장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머니볼>, <히든 피겨스>를 예시로 들고 있다.


아래 고나무 대표의 인터뷰를 보면 언론사가 콘텐츠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준다. 스토리를 발굴하는 기자, 기자를 통해 만들어진 이야기를 콘텐츠 형식에 맡게 수정 그리고 콘텐츠로 제작해 판매까지 이루는 단순한 방정식이다. 하지만 이 방정식을 시도하고자 하는 언론사... 과연 국내에 있는가. 



<타이거 킹>에서 이 이야기까지 끌고 온 이유는 국내 다큐멘터리의 시장 전망성 때문이다. 국내에서 다큐멘터리는 엔터테인먼트 장르라기 보단 교육용에 가깝다. <동물의 왕국>, <인간극장>, <다큐프라임>. 국내에서 연상되는 다큐멘터리들이다. 하지만 이제 그 균열이 시작된 듯하다. 넷플릭스라는 거대 OTT가 시장에 진입하며 밀레니얼, Z 세대의 다큐에 대한 이미지가 변하고 있으며 이와 맞물려 팩트스토리와 같은 시도가 시작되고 있다. 


팩트스토리의 스토리가 다큐멘터리로 이어진다면 다큐 시장 지형 더 나아가 콘텐츠 시장 지형의 변화도 이끌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있다. 그렇게 제작된 다큐는 드라마로, 영화로 재탄생되며 국내 콘텐츠 시장에 균열, 변화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국내 콘텐츠 시장도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합종연횡'. 한마디로 이 상태다. 카카오M이 제작사들과 매니지먼트사를 인수하고, 스튜디오 드래곤(CJ), 제이콘텐츠리(JTBC)도 인수전쟁에 뛰어들었다. 콘텐츠를 중심으로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이 시기는 언론사에게는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예언해본다. 내리막으로 향할지 혹은 오르막으로 향할지. 


아래 기사에서 언급된 것과 같이 카카오M이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바로 카카오 페이지에서 보유한 웹툰, 웹소설이라는 '슈퍼IP'인데 언론사가 가지고 있는 게 바로 기사와 취재원이라는 이 '슈퍼IP'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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