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iver Jun 19. 2020

[뉴미디어냥] 영상 콘텐츠팀 셋업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all i want is 퍼펙트 팀

허프포스트 코리아 시니어 비디오 에디터입니다. 닷페이스 프로듀서로 뉴미디어 생태계에 발을 들였습니다.


모든 업계가 그렇겠지만 가장 고심되는 것이 바로 팀 셋업일 테다. 보통 팀 단위로 탄생하는 스타트업에게도 팀 셋업은 큰 과제이고, 새롭게 런칭된 신사업 팀의 가장 큰 고민도 바로 이 '팀 셋업'이다. 허프포스트도 작년 2월 본격적으로 신사업을 시작했다. 바로 영상 콘텐츠 부분이다. 새롭게 탄생된 팀이다 보니 인력배치 등으로 꽤나 속을 알았던 1년이었다. 여러분이 지금부터 읽을 글은 콘텐츠 업계, 특히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팀 셋업에 작은 도움이나마 될 수 있길 바라며 쓴다. 미디어스타트업을 거쳐 언론사의 영상 콘텐츠팀을 운영하며 이런저런 고민을 녹여내 보고자 했다. 전적으로 개인의 경험에 빗대어 써지겠지만, 지금까지 수집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도움되는 내용을 녹여보겠다.


1. 숏-폼 콘텐츠는 몇 명이 만들까?


영상 콘텐츠팀에서 간과되는 것 중 하나가 '기간'과 '인력'이다. 특히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지 않았던 회사의 경우 터무니없게 적은 인력으로 무언갈 뚝딱 만들어내길 원하고, 기존 영상 콘텐츠 문법을 따라가던 팀 같은 경우 숏-폼에 투머치의 인력과 시간을 쏟아부어 망하는 케이스가 많다. 숏-폼 콘텐츠가 탄생한 것이 2016년 페이스북 붐을 힘 입어, 1분에서 3분 내지의 영상이 2020년에 와서는 10분 단위로 길어졌다. 유튜브가 시장을 장악한 이유 때문이다. 고작 4년 정도 된 것이 이 '숏-폼 콘텐츠'의 역사다. 그러니 모두 헤맬 수밖에.



위의 숏-폼 다큐멘터리는 디렉터인 나와 프로듀서 한 분이 제작한 영상이다. 총 두 명이 제작한 다큐인데 섭외, 인터뷰, 구성 및 인서트 촬영을 1명이 메인 촬영과 편집을 1명이 맡아 진행했다. 제작까지는 총 3주의 기간이 소요됐다. 한 명 정도의 인력이 더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현실이 그리 녹록지가 않다. 어느 책에서 스타트업은 스포츠 팀과 같이 개개인의 주특기를 최대치로 써야만 성공한다고 했는데, 그 말이 사실이다. 1명의 능력치에 따라 결과물에 영향을 굉장히 크게 미치기 때문이다.



위의 숏-폼 예능은 스브스 뉴스에서 운영하다 현재는 단독채널을 판 <문명 특급>이다. 영상 초반부를 보아도 확인할 수 있지만 대략 인원이 8명에서 9명으로 보인다. 보통 일주일에 한 팀의 게스트가 출연하고 이것이 총 2편 제작된다. (가끔은 1편으로 제작됨) 길이도 처음에 비해 굉장히 길어져 20분이 넘는다. 기존 문명 특급에 대한 팬덤과 출연하는 게스트들의 인지도가 높아지며 20분의 러닝타임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 특성상 길이가 길어질수록 이탈률이 높아지고, 이탈률이 높아질수록 알고리즘이 미뤄주지 않게 된다.


8명에 대한 인력배치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방송국 프로세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 예상된다. 하지만 처음 <문명 특급>이 런칭했을 당시 2, 3명의 피디가 제작부터 유튜브 발행까지 책임졌다는 것을 보면 지금의 자리까지 키워온 이들의 능력에 박수를 보낸다.



2. 사실 적당한 사이즈란 없다.


적당한 사이즈를 측정 가능할 리 만무하다. 뉴미디어에 뚜렷한 예시나 역사나 없기 때문에 적당한 수준의 인력을 측정하기 매우 어렵고, 작은 조직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 멤버의 경우 1명이 3가지 이상의 업무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즉, 1명 1명이 굉장한 능력자여야하고, 팀은 발에 발을 맞춰 수월히 돌아가야만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스타트업이 HR에 사활을 거는 것이 아닐까.


뉴미디어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실행력'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플랫폼 정국에서 콘텐츠 싸움은 굉장히 공평해졌다고 볼 수 있다. 과거 방송국이 시장을 장악해 본인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공급했다면 유튜브 시장에서는 '좋은' 콘텐츠는 조회수와 댓글로 평가받을 수 있다. 현재 필자가 속해 있는 허프포스트 코리아는 유튜브 구독자가 5만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더군다나 하나의 결을 가지고 있지 못해 우왕좌왕하던 채널이었는데, 이 채널에서 100만 조회수가 넘는 콘텐츠가 탄생했다. 바로 위에 언급한 <여성 역도선수 다큐멘터리>가 그것이다.


3. 지속 가능성에 대해


그렇지만 역시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다.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플랫폼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더군다나 대중의 앞에서 바로 평가되는 시대이니 이 또한 너무나 복잡한 시장 속에 살고 있는 우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놓치지 말아야 할 것. 그것이 바로 '콘텐츠의 질'이다. 엄청난 마켓터, 엄청난 브랜딩 이전에 제일 중요한 것이 콘텐츠의 질이 아닐까. 식당이 흥하려면 역시 음식이 가장 맛이어야 하고, 드라마가 흥하려면 드라마의 퀄리티가 높아야 한다는 것. 뉴미디어도 마찬가지다. 4년 여간 대중들 앞에 콘텐츠를 내놓는 마음은 편하지가 않지만 너무나도 정확하다. 단숨에 질이 좋은지, 나쁜지 알아챈다.


홍보, 디자인도 콘텐츠의 질이 나쁘다면 무시받는다는 것. 결국 뉴미디어에서 빠른 실행력으로 제품을 만들더라도 '질' 자체를 무시하지 말고, 그만큼 혹은 더한 품을 들여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지난 4년 여간의 배움이었다. 무섭지만 그만큼 어떻게 성장해야 할지 명확히 알 수 있기에. 이렇게 말하고 싶다. 당신이 콘텐츠 제작라면 콘텐츠 질을 사수하기 위해 그 누구와도 싸우라. 그걸 이해시켜야만 당신이 이 시장에서 지속 가능하게 하고 싶은 걸 하며 살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 [뉴미디어냥] 솔파, 너도 결국 커머스였구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