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는 박봉이어야만 하는 현실
제목이 너무 자극적이다.
월 120만원 디자이너라는 제목은 내가 면접에서 들었던 월급이었다.
그만큼 우리 디자이너들은 박봉을 받으며
풀야근 + 고된 노동의 강요를 받고 있다고생각해 지극히 자극적인 제목을 썼다..
하지만 이렇지않은 회사도 있기에 이 글과 일러스트는 상당히 주관적인 나의 생각과 이야기이다.
면접을 봤는데 연봉을 알려주지 않는다.
프리랜서로 살아간다는건 너무 불안정하다는 걸.. 불안감에 휩싸인 나는 또다시 이력서를 넣었다.
그리하여 최근에 나는 3곳의 회사에서 면접을 보게되었다.
면접관 두 분이 들어온다. 자리에 앉는다. 사실 저희는 4년차 경력직을 뽑지만... 하면서 말끝을 흐린다.
어딜가나 첫 질문은 나의 공백기에 대해 물어본다. 이건 당연한 질문 코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의 속마음은 "신입으로 지원했는데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일 할 기회를 주지않았는데요." 라고 솔직히 말하고 싶을때도 있다.
면접관들이 말하는 공백기는 졸업후에 빈 칸으로 남는 이력서 한 줄이겠지만,
사실 내게 이러한 공백기는 사실 공백기가 아니다. 내가 가장 많은 작품을 만들고 작가로 데뷔할 수 있었던 시기, 건강상의 이유, 엄마의 장례식 등 나의 아픔과 상처 그리고 그걸 극복하는 그 시간들을 면접장에서는 한 순간 물거품으로 취급받는게 너무 싫어 취업을 아예 포기하게되었다.
사실 실기시험을 본다는건 면접제의 전화를 받고나서 알았다. 채용공고에 적힌 내용과 달라 당황했지만, 그래도 나름 큰 중소기업이기에 기회를 놓치고싶지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0분이라고 한다. 회의실 책상 위에 놓여진 작은 노트북으로 실기시험을 보게되었다. 그런데 마우스에 휠이없다. 심지어 익숙치 않은 맥이었다.
맥은 내가 기존에 사용하던 윈도우7과 달라 단축키가 모두 다 달랐다. 포토샵에서는 단축키로 많이 작업하기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마우스 교체를 부탁하게 되었고, 아예 만들지 않은게 나을뻔한 디자인 작업물을 제출했다.
이번 시험은 김밥이야, 말아버렸어!
실기시험을 망친 후, 나는 그 날 면접을 2탕 뛰었다. 소규모 스포츠용품회사였는데 내가 그동안 봐왔던 수 많은 사장님들 중 최고로 친절하신 분이셨다. 합격은 했지만, 연봉과 담당업무가 맞지 않아 거절했지만, 면접자가 곤란하지 않게 배려해주신 분이라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는 전문대학교에서 홍보팀 디자이너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언제든지 학교관련 디자인 업무를 하길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대학교 위치가 내가 사는 곳과 거리가 멀었지만, 담당업무가 나와 딱!맞기에
이력서를 지원했고, 면접제의를 받아 기쁜마음으로 면접을 보러갔다.
예술전문대학교였다. 면접관 한 분이 내려오셨고, 카페 옆에 있는 회의실에 들어가서 면접을 보게 되었다. 면접분위기는 참 좋았고,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 ㅡ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이고, 대학교 소속이 아닌 다른 곳의 소속으로 계약이 된다는 등...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적은 급여를 계속해서 강조했고, 그 전의 퇴사자분은 디자인과 웹개발 및 관리까지 병행했으나
적은 급여로 퇴사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물어보라고 한다.
하지만, 연봉에 관한 얘기는 마지막에 물어보라고 한다.
그래서 근무시간 / 식사 / 복지 / 담당업무를 물어본 후,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연봉을 물어봤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경력이 부족해서…
라며 말끝을 흐린다..신입이든 경력이든 연봉이 얼마냐고 계속해서 물어봐도 또 말을 돌린다...
돌리다가 또 돌리다가 교묘하게 빠져나가 언제쯤 출근이 가능하냐고 묻는다.
당장 다음주 월요일부터 출근은 하기 어렵고 다른 날짜를 말하니 표정이 어두워진다...
경력이 없으면 연봉을 물어보지도 말아야되나보다.
언제쯤 나는!
이제 나는 달콤함을 바라지도 않는다. 달콤함도 사치가 되버린 나의 현실속에서, 언제쯤 나는 햇살좋은날 두 다리 쭈욱 펴고 ㅡ 낮잠 한 소금을 잘 수 있을까?